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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동향] 힘받은 `황소` 질주 계속할 듯

뉴욕 월가에 황소 장세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미국 경제의 거시 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오고 있는데도 증권시장의 불리시(bullish) 마인드는 식지 않고 있다. 뮤추얼 펀드들이 장세를 리드하더니, 이젠 개인투자자들이 가세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몇차례 공매도(숏세일)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번 주에도 뉴욕 증시의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불리시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 분위기는 낙관적이다.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꺾이고, 제조업 지표들이 허약하게 나오고 있는데도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믿고 있다. 착시 현상일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믿음이 굳다. 뉴욕 증시의 황소 장세를 이끄는 원동력은 풍부한 유동성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디플레이션에 대한 방화벽을 설치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장기 국채(TB)를 매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TB 수익률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 4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현금시장(MMF)에 잠겨 있던 뭉치돈이 풀려나고 있다. 금리가 낮은데 돈을 보관하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이 단기에 끝나고, 북한 핵 이슈는 `금지의 선(red line)`을 넘지 않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때문에 현재의 특수한 금융시장 조건은 자본의 물줄기를 증권시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TB와 주가를 비교할 때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채시장 자본유입이 한계에 이르렀고, 그 돈이 주식시장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자금흐름 추적기관인 트림 탭스에 따르면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1주일간 증권펀드에 35억 달러가 신규유입됐고, 이는 전주에 14억 달러가 유입된 것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제가 쉽게 호전되지 않고 있지만, 이자 없이 현금을 가지고 있기 보다 주식을 사두자는 심리가 만연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을 대표로 하는 금융자산의 거품이 꺼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 하락 현상(디스인플레이션)이 마침내 디플레이션의 문턱에까지 전개되자, 오히려 유가증권의 거품이 커지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순이 스스로의 해결을 시도하기 이전까지는 증권시장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칩 지수인 S&P 500 지수는 지난 3월 저점으로부터 23% 상승하면서 이른바 뉴욕 증시에 `황소장세(bull market)`가 형성되고 있다. 월가에선 블루칩 지수가 20% 이상 상승할 경우를 황소장세라고 부른다. 주간 인베스터스 인텔리전스라는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주 비관론(bearish)이 16.3%로 87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월가엔 낙관론이 충만하고, 이 낙관론이 또 다른 거품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S&P 500 종목의 주가 수익률은 19로 2000년 3월 거품이 한창이던 때의 25에 비해 아직 낮지만 여전히 지난 20년간 평균치 15에 비해 높아졌다. 주가 상승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증거다. 비관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력가 바이언 위언은 “가까운 장래에 주가가 하락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에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블루칩 기업들의 분기 경영실적이 잇달아 나오고, 주요 거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설명해줄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상장기업의 분기 실적은 주가에 상승요인이 될 것이지만, 경제 지표들은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거시 지표들이 FRB의 25일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정도로 악화된다면 유동성 장세를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주에 ▲모건스탠리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등 투자회사의 분기 실적이 공개되고, 블루칩 기업으로는 ▲서킷 시티 ▲베드, 배스 & 비욘드 ▲베스트 바이 등의 실적이 나온다. 이들 기업의 실적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판매가 늘어나서라기보다 사람을 줄여서 생긴 이득이다. 또 거시지표는 ▲5월 소매물가지수 ▲5월 산업 생산 ▲5월 경기선행지수등이 발표된다. 소매물가는 지난달에 이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임박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산업 생산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쟁이 끝난 지 두달이 지났지만 미국 경제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증권시장이 너무 앞서 나간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 서서히 제기될 시점이 가까워 오고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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