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가 연초부터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가 국제 곡물가 및 원재재 값 급등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한국경제에 원자재 발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5.6%나 폭등했다. 이는 지난 9월 5.2%, 10월 7.5%, 11월 13.7%와 비교할 때 나날이 오름폭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5.6%는 기준 년인 2005년을 개편한 이후의 통계수치로 개편 이전의 통계인 2000년을 기준으로 할 때 12월 수입 물가 상승률은 20.4%로 1998년 10월(25.6%) 이후 9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이 같은 상승 원인을 국제농산물 및 석유제품의 가격상승, 원화 약세 등으로 분석했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의 단초를 제공한다. 실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 지수 역시 2006년 12월에 비해 5.1% 올라 2004년 12월의 5.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수입물가는 폭등 하는데 수출 물가는 게걸음 상승에 그치고 있다는 점. 지난해 12월 수출물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기업들이 제품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정경제부ㆍ한은 등 각 부처가 참여하는 물가안정 대책반 테스크포스를 구성, 본격적인 대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물가안정대책반은 15일 첫 회의를 열고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채산성 악화로 신음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적지 않고 공공 서비스요금의 경우 대다수 항목이 지자체가 결정하도록 돼 있어 중앙정부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가 극히 적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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