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박영순의 눈이야기] 눈에서 광채가 날 때

'망막모세포종' 악성 종양 가능성

언제부터인가 거리에 고양이가 많아졌다. 고양이는 영물이란 말이 있듯이 좋아하기엔 다소 거리가 먼 동물이다. 특히 깜깜한 한 밤중에 어두운 길을 걷다가 골목에 숨어있는 고양이를 보면 섬뜩해진다. 몸은 잘 안 보이는데 눈에서만 유난히 반짝거리기 때문이다. 고양이 눈은 왜 깜깜한 곳에서 광채가 날까. 이유는 간단하다. 고양이 눈은 어두울 때 눈에 특이한 변화가 생긴다. 많은 빛을 받아 들일 수 있게끔 조리개가 아주 많이 커지고 망막 뒤에 특수한 타페텀(tapetum)이라는 반사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 눈이 고양이같이 어두운 데서 광채가 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요괴 인간도 아니고…. 그런데 실제 어두운 곳에서 눈에 광채가 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눈에 병이 있을 때만 이런 현상이 생기는데 망막모세포종이란 악성 종양이다. 어린아이 눈에서 생기는 암 중에서 제일 흔한 종류다. 아기를 다독이면서 잠재우고 있는 엄마의 모습은 평안한 한 폭의 그림이다. 그런데 어둠 속에서 잠든 아기 눈이 고양이처럼 광채가 나고 있을 때 엄마 마음은 어떨까. 망막모세포종은 소아 암 중에서 제일 많고, 발견되면 어린 나이에 안구를 제거해야 되는 엄마 가슴을 찢어지게 만드는 병이다. 아기 동공이 고양이처럼 흰빛으로 반짝이는 걸 발견하고 엄마가 병원에 데리고 와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사시, 시력감퇴, 안구가 커지고, 동공이 커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 암은 유전되는 경우가 20~30% 정도 된다. 암이 생기면 혈관을 통해 림파절, 골수, 뼈, 간으로 퍼지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안과검사로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초음파 검사나 CT촬영을 해서 진행 정도를 알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면 안구를 살릴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방사선 치료로 90% 치료된다. 시신경으로 침범 된 경우는 항암치료로 완치가 어렵고 안구제거를 해야 한다. 시력을 살릴 수 있으면 방사선 치료만 하고 살릴 수 없으면 안타깝지만 안구제거를 하는 게 확실한 방법이다. 치료가 잘 되더라도 뼈에 2차로 암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암은 왜 생길까. 환경물질이 문제다. 암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노출을 피해야 되는 몇 가지 물질이 있다. 임신 중에 산모가 유산방지를 위해서 디에칠스틸베스테롤(diethylstilbesterol)을 복용한 경우, 석면이나 니켈에 노출된 경우, 장기간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 요법을 받은 경우에 소아 암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물질은 노출을 피해야 한다. 이제 겨우 돌 지난 아기 눈이 고양이 눈처럼 반짝거리거나 눈을 맞추지 못한다면 눈에 생긴 암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안과검사를 받는 게 생명도 구하고 안구도 살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