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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DNA는 다르다] 농심 회장 손 욱

"농심은 안심"… 고객 안심 프로젝트 박차


손욱(64ㆍ사진) 농심 회장은 '한국의 잭 웰치', '6시그마 전도사'로 불린다. 지난해 제품 이물질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던 손 회장은 특유의 뚝심과 현장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농심을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칫 소비자의 불신을 살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하며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농심'을 각인시키는 계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표적 위기타개책으로 꼽히는 것은 '농심은 안심'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고객안심 프로젝트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거리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클레임(불만) 제로화', '고객응대 선진화', '생산공장 업그레이드', '신선도 관리혁신', '선진 식문화 선도' 등 5개의 과제를 내걸었다. 손 회장은 특히 생산공장 업그레이드에 주력, 지난 한해 250억원을 투자했다. 이물질 검색기를 기존 100대에서 120대로 늘렸으며, 전 공장의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지정을 추진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QA(품질보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 데 전사적으로 나섰다. 손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손회장 자신을 비롯해 경영진이 하루 2시간씩 고객의 전화를 직접 받는 '핫라인'도 만들었다.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11개월 동안 연인원 100명 이상의 임원이 전화를 직접 받아 500건 이상의 상담을 처리했다. 손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핫라인은 이제 농심의 고객중심 마인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코드가 됐다. 손 회장의 혁신경영은 프로세스에서도 돋보인다. 지난해 회장 부임과 동시에 PI(프로세스 혁신)를 추진해 14개의 업무 프로세스를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가동해 생산, 영업, 물류, 연구 등 각 부문의 업무혁신을 이뤘다. 또한 대대적으로 비용을 줄여 현재 기존의 생산라인보다 2배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손 회장은 농심이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웰빙, 건강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최초의 건식냉면인 '둥지냉면'과 어린이 영양균형을 고려한 '아낌없이 담은 라면', 튀기지 않은 '건면' 등이 그 성과다. 특히 둥지냉면은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냉면을 세계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손 회장은 올해에도 웰빙식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농심은 지난해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1%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손회장은 올초 '3Ten 경영'을 제시해 올 한해 2조원 매출과 10% 성장, 이익 10% 실현, 원가절감 10% 향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손 회장이 추진하는 가장 큰 과제는 고객안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음식문화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고객안심 프로젝트는 기존의 식품안전, 고객만족을 기본으로 올해에는 '장수식품 선도', '음식문화 창달', 'CSR(사회책임)경영' 등 고객과 소통하는 활동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중국에 식품안전연구소를 설치하고 산학협동으로 식품안전 코디네이터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지난해 문을 연 농심 음식문화원은 '3SEM(새샘운동ㆍSmart, Smile, Sharing Eating Movement)'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올바른 음식문화, 식생활 건강에 대해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손 회장은 "고객안심은 이미 농심의 경영철학으로 자리잡았다"며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드리는 사업을 모든 고객이 '농심은 안심'이라는 생각을 가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손 욱 회장의 경영철학 - 스스로 인재가 되도록 이끌어 손 회장은 30여 년간 경영현장에서 터득한 지혜를 한 데 모은 저서 '십이지 경영학'을 지난 2월 출간했다. 위기를 헤쳐나가는 경영기법을 열 두 동물에 비유한 이 책에는 변화, 혁신, 상생, 인재양성 등에 관한 손욱 회장의 경영관이 잘 드러난다. 손 회장은 핵심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기업의 문화와 가치관을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지닌 인재를 발굴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조직 내 공정한 평가 시스템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시스템 이전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핵심 인재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서 성장하는 자질을 지닌 '주체'라고 보는 것이라는게 손 회장이 지론이다. 또 자기 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공부하고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손 회장은 독서경영을 강조하고 자율 학습동아리 활동이나 상호학습 등 학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 회장이 운영하는 BI(비즈니스 혁신ㆍBusiness Innovation)및 MI(시장 혁신ㆍMarket Innovation)등 리더십 개발과정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스스로 인재가 되도록 이끄는 방식이다. 이는 가치를 재창출하거나 비즈니스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교육을 지향한다. 이 리더십개발과정은 과제를 해결하면서 이익을 창출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재를 양성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농심 손욱 회장 이력 손욱 회장은 1945년 경남 밀양 출신으로 1967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30년 넘게 삼성에 몸담으면서 성장발판을 만든 공신으로 평가 받은 인물이다. 삼성전기 전무이사,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프로세스 혁신과 전사적 정보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 1999년부터 5년간 삼성종합기술원 최장수 원장을 지내며 국내 최초로 시장창출형 4세대 연구혁신과 R&D부문의 ‘식스시그마’ 를 도입해 기술경영 혁신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2004년 삼성인력개발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직 CEO로는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 주임교수로 임용됐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으로 공학기술 발전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월 농심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농심을 식품업계의 삼성전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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