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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근교 켄싱톤에 위치한 1,000평 규모의 테스코 수퍼스토어에는 유난히 한적해 보이는 계산대가 눈에 띈다. 계산대 앞에서는 젊은 남성 고객이 자신이 카트에 담아 온 상품들을 직접 바코드 리더에 통과시키고, 직접 신용카드를 긋고 있다. 고객이 직접 상품을 계산하고 결제까지 마치도록 한 무인계산대(self check-out)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직원 한 명이 3대의 무인계산대를 지켜보고 있다. 이 같은 무인계산 시스템이 국내 합작사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를 통해 할인점업계에 국내 최초로 도입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합작사인 영국 테스코를 벤치마킹해 이달 25일께 영등포점에 무인계산대를 설치, 올 연말까지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영등포점의 40여개에 달하는 계산카운터 가운데 4대가 무인계산대로 바뀌게 된다. 영국 테스코에 무인계산대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03년. 물가 비싼 영국의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무인계산 시스템은 현재 영국내 테스코 전 점포의 약 절반 가량에 도입돼 점차 이용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단순 계산업무에 여러 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4대당 한 명꼴로 직원을 배치해 불상사에 대비하기 때문에 적잖은 비용 절감 요인이 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 홈플러스 영등포점 역시 영국 매장과 같은 방식으로 무인계산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고객이 직접 계산과 결제를 할 수 있으며 계산을 하지 않은 상품을 갖고 매장 문을 나서는 순간 경보등과 경보음이 켜지는 시스템이다. 주류 등 판매 대상이 제한되는 품목의 경우 계산할 때 청소년 구입 금지 품목이라는 안내문구가 계산대에서 나오게 된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4대의 계산대 앞에는 사용법을 모르는 고객 편의를 도우면서 만에 하나를 위한 감시 역할을 겸하는 어텐던트가 한 명 배치된다. 홈플러스는 현재 시범사업자로 한창 개발중인 전자태그(RFID) 상용화가 실현되기까지의 과도기 형태로 이 같은 바코드 방식의 무인계산대를 도입, 매장 운영을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이번 주부터 이달 중순까지 수퍼익스프레스 서초점에서 RFID 칩이 내장된 쇼핑 카트를 통해 고객 수와 쇼핑정보, 동선 등을 파악하는 시범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 RFID가 최종적으로 상용화되면 고객이 쇼핑 카트를 카운터 앞으로 통과시키기만 해도 계산이 이뤄지지만, 납품 제조업체가 모든 상품에 칩을 내장하는 과정에 적잖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RFID방식의 무인계산 상용화는 10년 후에나 가능할 전망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은 바코드 방식의 무인계산대를 통해 매장 운영을 효율화하고, 연말까지 영등포점에서의 고객 반응과 운영 성과에 따라 내년부터 각 점포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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