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ㆍ소비ㆍ투자 등 각종 실물지표들이 전월 대비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지표들은 지난해 9월 리먼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빠르게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2ㆍ4분기까지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지출 영향이 컸고 아직 세계시장 회복세가 더딘 만큼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설비투자 감소세 줄어=경기회복의 최대 관건인 설비투자 감소세는 지난 6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전년 대비 감소폭은 5.6%로 5월 16.2%에서 크게 둔화됐다. 마이너스 한자리를 기록한 것은 8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로는 9.5%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의 선행지수인 국내기계수주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모두 발주가 늘어 전년 동월 대비 7.8% 높아졌다. 이는 11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생산ㆍ소비 등에 이어 설비투자까지 긍정적인 추세를 나타내는 것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민간투자가 살아날 것임을 예고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민간투자 활성화로 경기회복의 추진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이 많이 소진된 상황에서 하반기에는 민간 부문에서 자생력을 갖춰 정부가 지펴놓은 불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설비투자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크게 늘어난 것은 앞으로 민간 부문의 설비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3ㆍ4분기, 4ㆍ4분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재고의 경우 반도체 및 부품, 석유정제 등의 재고 증가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2ㆍ4분기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재고 감소폭이 확대되고 출하 감소폭은 둔화돼 재고 조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추세로 해석된다. ◇생산ㆍ소비 지표 상승세 이어져=광공업생산과 소비재판매가 각각 6개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6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및 부품,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 살아나 전월 대비 5.7% 증가했고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자동차ㆍ기계장비의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 감소했다. 6월 감소세로 돌아섰던 서비스업 생산도 소매업ㆍ부동산업ㆍ임대업 등이 활기를 띠면서 전월 대비 1.7% 올라 증가세로 다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금융 및 보험업, 보건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등의 호조로 2.6%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건설기성액도 재정 조기집행으로 인한 공공 부문의 토목공사 및 민간 부문의 건축공사 실적호조로 전월 대비 12.1%의 증가세로 돌아섰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14.0% 늘어났다. 소비재판매는 전월 대비 1.8% 증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승용차 등 내구재,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의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로도 7.3% 증가하면서 2007년 7월 9.1%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선행지수는 3.3%포인트 상승해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고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과 내수출하지수ㆍ제조업가동률지수 등이 증가해 6월보다 1.6포인트 올랐다. ◇하반기 지나친 낙관은 금물=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이러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 속도는 다소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경계했다. 수출이 살아나기에 아직 해외 부문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국내 소비와 투자가 강하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수출 회복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고 가계와 기업의 불안심리를 되돌리는 데 성공했지만 민간이 경기회복 바통을 이어가기에는 환경이 썩 좋지 않은 측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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