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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역할 제고방안] 거래세면제 자금유입 효과 미지수
입력2001-04-10 00:00:00
수정
2001.04.10 00:00:00
기존손실 상당 투자확대 부담…개인투자자들 반발 클듯또 연기금타령이다. 정부는 10일 경제장관간담회를 열어 지난 4일 논의했던 '연기금 주식투자확대방안'을 6일 만에 살짝 손질해 발표했다.
증시부양책의 일환으로 발표됐지만 연기금 주식투자를 확대시키겠다는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이날 제목이 '자본시장에서의 연기금 역할 제고방안'으로 바뀌고 연기금의 주식투자 수익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는 내용이 추가된 정도다.
증시전문가들은 간판 기관투자가인 연기금의 투자기반을 확충하려는 정부의 의도에 원칙적으로 지지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기금 투자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얇아 주가의 변동폭이 지나치게 크게 나타나는 약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자료대로라면 우리나라 연기금 투자비중은 11%에 불과해 미국(24%), 영국(33%)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무리수가 많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특히 연기금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완전 면제해주겠다는 계획에 대해 시장관계자들과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한바탕 홍역이 예상된다.
◇주요 내용
정부의 이날 발표는 ▦4대 연기금이 올 연말까지 3조8,000억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제한하는 법률을 개정하며 ▦연기금의 주식투자수익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기금 투자 풀(investment pool)을 오는 8월부터 설립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기업연금 도입 계획도 발표됐으나 노사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실효성 미지수
이번 대책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세제지원이다. 민간관리기금에 대해서도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및 증권거래세 면제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효에 대해서는 정부 스스로도 자신감이 없다. 현재 규모가 큰 연기금은 국가가 관리 하는 기금들이 대부분(34개)인데 이들 연기금은 이미 이 혜택을 받고 있다. 9개의 민간관리기금 및 17개의 기타연기금에 이 같은 혜택을 준다한들 수혜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대가 불보듯 뻔한데 이를 무릅쓰고 립서비스 수준의 대책을 애써 만들려하는지 모르겠다"고 혹평했다.
◇연기금 과연 움직일까
정부의 연기금카드는 과거처럼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의 연기금은 이미 주식투자로 인해 큰 손실을 보고 있는데다 정부의 억지 부양책이 오히려 외국 투자가들의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기금 주식투자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선진국에 비해서 우리의 연기금 주식투자 비율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주식시장과 국내 시장은 안정성면에서 절대 비교될 수 없다. 더욱이 연기금들은 주식투자에 별 흥미가 없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주식투자에 책임을 지고 싶어하는 연기금 관계자는 한명도 없다.
연기금의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경우 지난해 주식투자로 1조6,000억원대의 평가손실을 봤다. 손실률이 52%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말만 믿고 과연 연기금들이 주식투자에 얼마만큼 과감하게 나설지 의문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증시부양책이 시장에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을 되새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가는 상승세를 타는 듯하다 전일보다 6.25포인트가 빠진 491.21로 마감됐다.
박동석기자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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