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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준비없는 논술 교과 편입, 사교육 내몬다

 내년부터 고등학교에서 논술이 정규 교육과정에 들어간다. 학교 여건에 따라 교양과목 가운데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지만 대학입시에서 논술이 주요한 평가 잣대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선 고교에서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을 공교육 영역으로 끌어안은 교육부의 방침은 일단 전향적이고도 바람직한 조치로 평가된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는 데 논술 만한 게 없다. 장기적으로 어릴 때부터 독서습관을 배양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부 설명대로 대학입시에도 논술시험이 있는 마당에 차라리 공교육에서 흡수하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비도 줄이는 1석2조의 효과도 기대된다.

 관건은 일선학교의 준비상황이다. 논술교육의 중요성이나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논술을 지도할 교사가 태부족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논술을 오랫동안 사교육 영역에 방치해온 탓이다. 교육청이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던 대구와 부산에서는 논술교육이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활성화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가 대다수다.



 그런데도 논술을 정규과목으로 한다면 겉핥기식 수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는 하지 않느니만 못한다. 되레 논술교육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사교육 수요를 늘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정시모집에서 논술(문과)과 구술(이과)시험을 가급적 배제하라는 기존 정책과도 어긋나 대학당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소지도 다분하다. 대학원생조차 버거워하는 고난도 논술출제를 부추길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교육당국은 오는 1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한다. 의견수렴에 앞서 일선 교육청을 통해 논술교육이 가능한 학교 현황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다. 실태조사 이후에 논술 선택과목화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교사 재교육도 필수적이다.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정책은 현실성과 수용성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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