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기업형슈퍼마켓(SSM)인 GS수퍼마켓의 '더 큰피자'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본격적인 피자 시장 진출에 앞서 시장 동향을 탐색하는 모양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자사 베이커리 브랜드인 '따삐오'를 통해 지난 3월부터 GS수퍼마켓의 '더 큰 피자'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따삐오는 SSM 등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운영되는 소규모 베이커리 점포로 전국에 209개의 매장 중 GS수퍼마켓에만 70여 곳이 입점해 있다. 이 가운데 10%인 7개 매장(구미형곡·포천·구포·화명·북가좌·능곡·금촌점)이 대형피자 제조에 맞게 점포를 개조하고 '더 큰 피자'를 내놓고 있는데 가격과 크기는 다른 SSM의 대형 피자와 똑같다. 더 큰피자는 GS수퍼마켓이 SPC그룹에 피자 판매를 제안하면서 선을 보였다. 대형피자를 판매하는 SSM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숍인숍 형태로 대형피자 매장을 운영중인 롯데슈퍼에서는 피자매장을 둔 점포가 같은 해 12월 6곳에서 6일 현재 25곳으로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SPC 관계자는 "GS수퍼마켓이 따비오 점포에서 '더큰피자'라는 이름의 대형피자를 판매하자고 제안해왔다"면서 "서로 협의를 통해 지금의 피자를 완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SPC 그룹이 GS수퍼마켓의 피자 판매 제의를 받아들인 것은 무엇보다 주력 사업인 제빵과 연관된 사업 확대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빵과 피자의 생산 과정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피자가 기존 사업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영역 확장에 나섰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재 제빵 시장에서 베이커리는 파리바게뜨, 양산빵은 삼립식품(샤니 빵) 등 SPC 계열사가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 업체들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SSM의 대형 피자 판매사업에 대기업이 진입하면서 중소업체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SPC 관계자는 이와 관련"빵을 판매해오던 따비오 매장에서 피자라는 메뉴를 하나 추가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GS수퍼마켓 측은 SSM에서의 대형피자 판매가 중소상권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피자판매 확대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고객 반응에 따라 취급점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