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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6월 5일] 까 마우의 천사들과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실천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노동이나 환경 등 사회가 요구하는 기대 수준에 기업의 생산활동을 맞춰나가는 노력은 잘 알려진 CSR 활동이다.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지난 1977년 폴리염화비페닐(PCB)의 생산이 금지되기 전까지 수십년 동안 뉴욕 허드슨 강에 오염물질을 방류해 왔으나 2001년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취임한 뒤 친환경전략을 추진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이 됐다. 이제 GE는 CSR을 적극 추진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펀드인 DJSI 월드펀드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회사가 됐다. 미국에는 CSR을 적극 펼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SRI(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펀드가 있으며 그 규모도 2003년 기준으로 2조3,000억달러에 달해 미국 전체 펀드시장의 12%나 된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기업의 윤리경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책임 위원회’를 각 회사마다 설치하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이미 인텔 같은 회사는 수많은 협력업체가 CSR을 잘 지키는지 전담직원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도이고 국제표준화기구(ISO)도 관련 기준인 ISO 26000을 별도로 만들어 이르면 2009년 말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제 기업의 CSR은 단순한 윤리적 사회운동의 차원을 넘어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하는 생존전략이 돼가고 있다. 물론 기업이 CSR을 실천하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공정무역이다. 기업이 최저임금을 찾아 국경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노동의 가치가 무시되는 국제무역 구조가 생겼으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에게 더 큰 이익을 줌으로써 자립의 토대를 만들어주자는 취지다. 현재 전세계의 공정무역 규모는 이미 2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국제공정무역상표기구 (FLO)라는 인증마크로 제품의 질을 보증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2004년 두레생협이 필리핀 네그로스 섬의 유기농 설탕을, 2005년 한국 YMCA가 동티모르 커피를, 2006년 아름다운 가게가 네팔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팔기 시작했다. 친환경제품이 생산품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면 공정무역은 소비에 윤리적 가치를 두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영향력이 직접적인 CSR 활동은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공헌활동이다. 지적재산권이 강화됨에 따라 선진국의 혜택은 늘어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도리어 쉽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복제약들이 퇴출당하는 모순이 생기는 것처럼 세계화는 지구촌 모든 사람과 이익을 함께 나누는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따라서 공정무역이 세계화의 그늘을 없애듯 지역 사회공헌활동 역시 행복한 세계화를 꿈꾸는 또 다른 도구가 될 수 있다. 예컨대 SK텔레콤이 ‘세민 얼굴기형 돕기회(회장 서울대 의대 백롱민 박사)’와 함께 13년 동안 베트남에서 펼쳐온 얼굴기형어린이 무료수술 사업(operation smile)은 전형적인 지역 사회공헌활동이라 할 수 있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위 ‘언청이’ 등 기형어린이 2,495명을 시술했고 올해도 베트남의 최남단인 까 마우 지역에서 25명의 한국의료진과 SK텔레콤 Sunny 대학생 자원봉자사들이 영상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약 200명에게 무료시술을 마쳤다. 한가지 색다른 점은 다른 의료자원봉사와는 달리 단순한 무료시술에 그치지 않고 가져간 의료장비를 그 지역에 남기고 선진기술도 전수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재정지원과 ‘세민회’의 의료봉사, 베트남 108 국군병원의 삼각협력으로 지속가능한 사회공헌활동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앞으로 국내에서 출시할 새 상품에 연계하면 통신 소비자들도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가 1983년 자유의 여신상 복원을 위한 공익연계 마케팅을 전개해 그해 카드 사용률이 27%나 늘어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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