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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동양화의 유혹

올 추사 김정희 150주기·변관식 30주기 맞아 침체 벗고 전시 활발

변관식의 ‘추야산수도’

서세옥의 ‘독서우배도’

김은호의 ‘신선도’

80년대 이후부터 침체일로를 걷고 있던 동양화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150주기, 소정 변관식의 30주기를 맞아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 삼성 리움미술관 등 미술관을 중심으로 여느 때보다 활발하게 전시가 열렸고 연말에는 그 기세를 화랑들이 이어받아 꺼져가는 동양화 불씨를 살리기에 여념이 없다. 화랑가에서 동양화 부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인사동에서 한국화를 주로 취급해 온 노화랑과 동산방이 대표 사례. 노화랑은 '한국화 12명가전', 동산방은 '전통회화 명문가 3인전'을 각각 열고 있다. 노화랑은 12월 1일부터 노의제 허백련, 소정 변관식 이당 김은호, 심향 박승무, 청전 이상범, 심산 노수현 등 '동양화 6대가'들의 작품과 운보 김기창, 지목 이영찬, 천경자 등 12명의 전성기 작품을 선보인다. 동산방에는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 말기부터 근현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걸었다. 노화랑에는 운보 김기창의 독수리 그림 중 대표작인 '응시' 유산 민경갑의 '연산홍' 금강산 화가 소정 변관식의 '관폭도' 등 대가들의 빼어난 그림들만 한자리에 모았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대가들의 그림이라도 초기작이냐 전성기작이냐에 따라 작품 수준의 우열이 심하다"며 "작가의 명성만 보고 구입하기보다 작품의 연대 등을 먼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산방은 조선말기 어해도(漁蟹圖)를 완성한 임전 조정규, 임전의 친손자인 소림 조석진, 금강산 화가 소정 변관식 등 3명으로 압축했다. 매화와 잉어가 어우러진 임전의 어해도 8폭 병풍은 현대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화려한 채색으로 마무리한 임전의 '어해화첩'도 함께 걸렸다. 그 밖에도 소정 변관식의 '설경 산수도' '외금강만물상' 등 소정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다수 선보인다. 한편 동양화의 부활 추세와 관련 경매시장도 변화가 일고 있다. 동양화 거래가 눈에 두드러지게 다시 활기를 띄는 등 상승 무드가 일고 있는 것. 서울옥션에 따르면 과거 20여년 낙찰되는 동양화를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분기별로 열리는 정기 경매에 평균 50여건의 동양화가 거래되는 등 점차 고객들이 늘고 있다. 박혜경 서울옥션 이사는 "동양화 컬렉터 층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는 만큼 유명작가의 작품이 출품되면 좋은 가격에 낙찰돼 향후 동양화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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