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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상이후 중국을 가다

"추가절상 대비"…표정 엇갈려<br>현지진출 대기업 등 '느긋'-中企는 '불안'<br>자산은 위안화, 부채는 달러로 전환 서둘러<br>"외부자금 몰려 부동산값 더오를것" 전망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자산은 위안화로, 부채는 달러로 전환해 중국 정부가 지난주 위안화를 전격 절상한 후 추가로 더 절상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현지 진출 업체들은 이번 2%의 절상으로 당장은 영업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추가 절상이 가시화될 경우 영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명호 포스코차이나 기획팀장은 “현지법인의 차입금을 달러 기준으로 바꾸는 등 위안화 절상에 대비한 대책을 강구해놓았기 때문에 이번 절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절상폭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철희 중국삼성 기획담당 상무는 “2%의 절상으로 현지법인의 영업에는 바로 타격을 주지 않겠지만 추가 절상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중국지주회사의 김종팔 사장도 “중국 현지법인의 매출은 대부분 위안화로, 원자재 매입은 달러화로 이뤄져 있는데다 차입금도 달러화로 이미 전환했기 때문에 이번 절상으로 현지법인의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거래선의 내수ㆍ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와 판매부진 등을 걱정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플라스틱 쇼핑백 등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플라스틱의 김기범 사장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원가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인한 판매감소가 우려된다”며 “만약 절상폭이 더욱 커지면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의 차입금이 주로 위안화 베이스로 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추가 절상이 단행될 경우 부채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의 김철환 이사는 “미리 대비한 대기업은 큰 어려움이 없지만 대부분 위안화 차입금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이번 절상으로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차입금을 달러 베이스로 전환하는 등 추가 절상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들도 이번 평가절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지만 추가 절상에 대비하기 위해 달러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성만 우리은행 선전지점장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큰 여파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미 중국 내 기업들은 자산은 위앤화로, 부채는 달러로 가져가는 등 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강희방 선전한국상공회 회장도 “선전에 진출한 기업은 홍콩과 같이 국제적 마인드가 있기 때문에 미리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비해 큰 영향이 없다”며 “평가절상은 이미 5~6년 전부터 예상됐던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위안화 추가 절상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점진적인 절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김국영 우리투자증권 상하이대표처는 “위안화와 미국달러의 환율이 홍콩달러와 미국달러의 환율에 비해 6% 정도 저평가돼왔으며 이번 평가절상으로 그 격차는 4% 정도로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이 격차를 좁히도록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충무 국민은행 광저우대표처 수석대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평가절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다만 중국 정부가 급속한 절상에 따르는 충격을 감안, 속도조절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 부동산시장은 이번 평가절상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당 2만위안(260만원 정도)이 넘는 상하이 푸둥 지역의 고급 아파트는 요 며칠 사이 가격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 개최로 당분간 중국의 부동산 붐이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3년 전만 해도 푸둥 지역의 빌딩은 절반이 넘게 비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빈 사무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종태 상하이 청구부동산 대표는 “홍콩이나 대만의 돈이 몰려들면서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거품을 견제하면서 경제개방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25년 전 덩샤오핑은 선전을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1만6,000명에 불과하던 시골마을 선전은 이제 인구 1,000만명에 글로벌 기업이 입주한 세계적 전자단지로 성장했다. 선전시내 중심가에 붙어 있는 ‘100년이 지나도 당의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는 덩샤오핑의 말은 이번 위안화 평가절상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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