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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거상들 전략 "21세기에도 통하네"

한정주 지음<br>비즈페이퍼 펴냄


조선 숙종(1054~1105)시대 한양 최고의 갑부로 알려진 역관(譯官) 변승업의 집에 어느날 가난한 선비 허생이 찾아왔다. 볼품없는 외모를 한 허생은 앞뒤 설명도 없이 변승업의 아버지에게 돈 만냥을 빌려달라고 한다. 변승업의 아버지는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선뜻 돈을 빌려준다. 비렁뱅이 선비에게 헛되이 돈을 쓰냐며 자식들이 그를 탓하자 그는 단호했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요구할 때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거창하게 떠벌리고, 얼굴빛은 비굴하며, 말은 되풀이하게 마련이지만 이 사람은 남루해보임에도, 말이 간략하고 눈매가 자신만만하며 얼굴에는 비굴한 빛이 없었다. 이것으로 보아도 그는 재물을 얻기 전에 이미 스스로 뜻을 세운 사람이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허생은 그 길로 돈벌이에 나서 큰 돈을 벌고도 돈이 남아 그가 빌린 돈의 열 배인 10만냥을 갚았다. 연암 박지원이 실화를 근거로 쓴 소설 '허생전'의 줄거리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회사의 사활을 좌우하는 시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은 바로 인재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재미삼아 읽고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에서 인재를 보는 안목의 중요성을 끄집어냈다. 시쳇말로 변승업의 아버지는 인재를 골라내는 안목과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던 리더다. 저자는 500년 조선역사에 등장했던 거상들의 철학과 상술을 분석, 오늘날 필요한 경영 덕목 6가지를 뽑았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리더십과 경영전략이 아직도 솔깃한 이유는 국가와 조직, 리더와 대중의 욕망과 기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은 조선 거상의 경영 가치를 여섯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저자는 각 유형별로 리더십과 경영의 모델로 삼을 만한 대표적인 인물과 사건을 내세워 기업경영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적용할 만한 메시지를 전한다. 조선 최고의 거상 임상옥, 최초의 양반 상인 토정 이지함, 기생 출신의 제주 거상 김만득 등 익히 알려진 상인들은 물론, 청나라 볼모로 끌려가 국제 교류를 시작했던 16대 임금인 인조의 며느리이자 소현세자의 아내였던 강빈, 자수성가로 평양을 대표할 만한 갑부가 된 입지전적인 여인 백선행 등 숨겨진 인물들의 통찰력과 비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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