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불황형 경상흑자 현실로

4월 17억8000만달러… 3개월 연속 흑자 불구 규모는 전월보다 줄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지만 수출 규모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불황형 흑자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를 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7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째 흑자행진이지만 흑자 규모는 3월의 29억7,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국제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8억달러로 전월의 29억3,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세계 경제 둔화로 반도체ㆍ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수출은 458억8,000만달러로 전월의 473억8,000만달러보다 15억달러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440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3억6,000만달러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서비스수지 흑자 규모도 4억5,000만달러로 전월의 7억달러보다 축소됐다. 여행ㆍ운송수지가 좋아졌지만 건설서비스 흑자 규모가 감소한 탓이다.

금융계정은 2,000만달러가 유입돼 전월의 18억6,000만달러 유출초에서 유입초로 전환됐다. 직접투자는 국외직접투자 둔화로 전월의 16억2,000만달러에서 9억4,000만달러로 감소했으며 증권투자는 22억1,000만달러가 유출돼 전월의 13억달러 유입초에서 유출초로 바뀌었다. 유럽위기가 심화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주식투자 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했지만 이달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재룡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자동차 부문의 수출호조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둔화 등을 감안하면 5월에는 경상수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3~4월에 집중된 대외 배당급 지급도 마무리되면 본원소득 수지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이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경상수지는 21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