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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12월 6일] 亞 음악메카 민영오페라단

올해로 탄생 60주년을 맞는 우리나라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참으로 기적과 같다는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그것은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지난 60년간 이룬 경제 분야의 기적과 너무나 닮아 있다. 우리나라 오페라의 역사도 지난 1948년 건국과 동시에 다른 많은 분야와 함께 탄생했다. 선진국과 다른 독창적 모습 역시 다른 분야들처럼 오랜 식민지배로 최빈국이라는 유산을 물려받았고 곧바로 전쟁을 겪었다. 우리나라 오페라는 이런 여건 속에서 출발해 오늘날 아시아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의 메카로 우뚝 섰다. 이를 기념해 제1회 대한민국오페라 대상 시상식이 열려 오늘날의 발전을 이룬 민영오페라단을 격려하는 자리는 갖는다고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고 의미 깊은 일로 환영할 만하다. 우리나라 오페라는 그 발전 과정부터 다른 여러 음악 선진국과는 다른 독창적인 모습을 지녔다. 우선 이탈리아나 유럽 등 음악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극장 중심으로 발달했다. 대개 무슨 극장의 소속 오페라단이라는 모습으로 발달한 것이다.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는 일본은 오페라단 수로만 따지면 전국에 걸쳐 무려 400여개로 우리나라의 약 70여개에 비해 훨씬 많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마추어 동호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전체적인 수준과 규모로 보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뒤처진다. 중국의 경우는 문화혁명 이래 탄압의 대상이 돼 명맥이 거의 끊어졌다가 개혁 개방 이후부터 다시 시작, 지금은 성악을 배우겠다고 우리나라로 유학을 오는 음악 유학생 수가 매년 늘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클래식 음악이 탄압의 대상이다. 과거의 중국과 북한 등 아시아 공산국가는 클래식 음악을 종교와 함께 서양 자본주의의 아편으로 취급했다. 사람의 마음을 어질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클래식 음악이 선전과 선동, 분열과 증오를 체제유지의 원동력으로 삼는 공산 또는 좌파 이념의 국가에서 배척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기타 아시아 국가의 음악 수준도 중국과 비슷해 민주주의의 발달과 국민소득의 증가로 점차 그 향기가 일반 국민에게로 전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의 발전을 이끈 오페라의 발전은 철저히 민간 주도로 이뤄졌다. 우리나라의 오페라 발전은 일본과 닮은 점이 많다. 오페라단의 출발은 대개 음악대학교에서 교수나 음대 학장을 지낸 성악가들이 은퇴 이후 후진 양성을 위해 설립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김자경오페라단을 비롯, 서울오페라단ㆍ베세토오페라단ㆍ광인오페라단ㆍ영남오페라단ㆍ구미오페라단 등 대부분의 유서 깊은 오페라단이 이 경우에 속한다. 남은 평생을 경제적 어려움이 없이 명예롭게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들은 사재를 털어 오페라단을 설립, 험한 가시밭길을 자원해 걷게 된 것이다. 평생 음악을 해온 이들에게 예술경영의 모습을 띤 오페라단의 운영은 피와 땀ㆍ눈물을 요구했다. 특히 척박하기 그지없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토양은 이들의 고통을 배가했다. 척박한 토양서 60년史 이끌어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민영오페라단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올해로 60세가 된 우리나라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의 어머니와도 같은 민영오페라단들의 깊게 파인 주름과 힘겨운 모습이 창피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문화는 민간에서 이끌어가고 국가와 기업이 이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토록 강력한 의지와 희생으로 기적의 60년 음악 역사를 이끌어온 민영오페라단에서 앞으로의 600년을 이끌어갈 문화발전의 원동력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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