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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표 전격 당직개편의 의미
입력1997-09-04 00:00:00
수정
1997.09.04 00:00:00
온종훈 기자
◎당내 난기류 봉합 “대선행 잡음없게”/전·노사면 파문·후보교체론 불식/“이지사·대민주계 입장정리” 평도신한국당이 3일 전격 단행한 일부 당직개편은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파문과 당내 비주류의 공공연한 이탈 움직임 등 당내 난기류를 봉합하기 위해 취해진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회창대표는 이번 당직개편을 통해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자신의 정치력을 제고하고 특보단 등 비선조직과 당내의 공조직을 유기적으로 결합, 앞으로 대선가도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이대표 측근 그룹의 「전횡」은 당내 화합의 또다른 걸림돌이 돼왔다. 전·노씨 사면 파문에서도 드러났듯 이대표 측근들은 당의 공식 의사결정기구를 완전히 배제한 채 중요한 의사결정을 독점해오면서 당내에서는 이대표의 측근정치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이대표 측근들은 지난 7월 전당대회 이후 한달 보름동안 기아사태, 총재직 조기이양, 당 정강정책 변경 등 굵직 굵직한 사안에 대해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밀실 결정」으로 자충수를 두어 이대표의 입지만 축소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다 지난달 31일부터 3일동안 숨가쁘게 전개된 전·노 사면파문에서 이대표를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아넣었으며 이는 또한 가뜩이나 당내에 팽배했던 「후보 교체론」을 가속화시키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즉 이대표 측근들은 전·노사면 파문에서 드러난 청와대와의 협의채널 부족 등 정치 아마추어리즘, 사전공론화 과정을 무시한 독점적 의사결정, 사조직 채널의 지나친 현안개입 등이 사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하순봉 전 비서실장은 『대표 참모진이 나름대로 열성을 다해 대표를 보좌해왔으나, 본질이 괜찮다 하더라도 절차와 방법이 잘못되면 오히려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며 측근정치의 문제점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대표 주도로 이날 단행된 당직개편으로 당내의 불협화음들이 사그러들기에는 아직도 걸림돌이 많다.
측근정치의 폐해를 인정하는 선상에서 대표적으로 하실장의 사표를 전격수리하고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야 협상의 구심점이었던 강재섭총무를 정치특보로 긴급수혈하는 형식을 갖추었지만 그동안 당내 비판의 타깃이었던 7인 위원회와 특보단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다 신임 목요상총무도 이대표계로 분류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내용은 오히려 이대표 사람들을 강화하면서 경선과정의 큰 역할 한 김윤환 고문계를 배려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대표가 독자출마, 후보교체론 등을 흘리면서 독자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이인제지사와 민주계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으며 이 결과로 나타난 것이 이번 당직개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즉 그동안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당내 비주류의 이탈 움직임에 대해 못을 박고 「갈테면 가라」는 식으로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을 이번 당직개편과 최근 2, 3일동안의 이대표의 행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독자출마설로 당내 난기류의 근원지가 되고 있는 이인제지사는 공공연하게 추석전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내세우면서 경선낙선자들과 잇따라 회동하고 있으며 민주계 중진들과도 연이어 접촉하고 있다.
따라서 이대표가 전·노씨 사면파문으로 드러난 정치력 부재를 봉합하기 위해 부분적인 물갈이에 나섰으나 앞으로 제대로 약효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정도에서 마무리 되기를 바란다』는 하실장의 말처럼 당내 불협화음이 해소될지 두고 볼 일이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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