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옮긴 올 시즌부터 우익수 대신 중견수를 맡고 있는 추신수는 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경기에도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섰다. 중견수 수비가 아직 불안한 추신수는 0대0이던 1회 말 2사 2ㆍ3루에서 야디어 몰리나의 뜬공을 잡지 못했다. 글러브 위쪽에 맞고 떨어지는 실책을 저지르는 사이 두 명의 주자가 전부 홈을 밟았다. 2대3으로 뒤지던 6회 2사 1루에서도 포구(捕球)가 서툴렀다. 펜스 앞까지 타구를 잘 따라갔으나 글러브를 잘못 갖다 대 손바닥 쪽을 맞고 튀어나왔다. 1루에 있던 주자가 득점에 성공해 2대4로 점수가 벌어졌다. 추신수의 실책 두 개가 3실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그대로 졌다면 추신수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될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현지 언론들은 시즌 전부터 추신수의 중견수 변신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었다. 이날 TV 중계진도 1회와 6회의 실책 장면을 분할 화면으로 동시에 보여주며 추신수의 아쉬운 수비를 지적했다.
추신수는 그러나 의기소침해지는 대신 방망이를 곧추세웠다. 2대4로 뒤진 7회 초 2사 1루에서 초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신시내티는 이후 크리스 헤이시의 2루타로 3대4로 따라간 뒤 8회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 9회에 들어섰다. 선두 타자는 추신수. 추신수는 볼 4개를 연속으로 골라내 1루로 걸어나갔고 1사 1ㆍ2루에서 터진 브랜던 필립스의 2루타 때 홈으로 들어와 5대4로 뒤집는 결승 득점을 했다. 이후에도 신시내티 타선이 계속해 폭발하면서 9회에 한 번 더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9대4로 승기를 잡은 1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로 3타점을 쓸어 담은 뒤 득점도 추가했다. 9회에만 무려 9점을 몰아친 신시내티의 13대4 대역전승.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수비 실수를 깨끗이 만회한 추신수는 5경기 연속 안타로 시즌 타율 3할7푼9리를 찍었다.
경기 후 추신수는 "지옥과 천국을 오간 경기였다. 나 때문에 팀이 질 뻔했다"고 자책했지만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은 "누구나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다. 추신수는 적응 과정에 있다"며 추신수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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