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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납세불감증’ 심각하다

현금매출 구조 악용해 소득축소등 탈세<BR>선임계 제출않고 수임료 챙기기도 만연<BR>변협선 “부가세 투명신고 하고있다” 항변



“저도 사업하는 입장이지만 변호사들 정말 못 믿겠습니다.” 광주광역시의 조모씨는 올초 변제금 반환소송을 준비하면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사건 수임계약을 맺은 광주지법 인근 A 법률사무소가 카드결제기가 설치돼 있음에도 오직 ‘현금’만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현금을 내고 현금영수증을 요구하자 이 사무소는 생전 처음 보는 듯한 영수증 한 장을 끊어줬다. 사무실에서 자체 제작한 영수증이란다. 영수증에는 280만원에서 30만원을 제외한 250만원만 기입돼 있었다. 사회의 투명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데 비해 공익서비스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준 사법기관’임을 자처하는 변호사들의 ‘납세 불감증’이 여전히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불과 최근까지 탈세에 대해 엄한 판결을 하거나 높은 형량을 구형한 판ㆍ검사 출신 개업 변호사중 일부가 현직에서와는 정반대로 ‘업계 관행’이라며 불성실납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준법의식에 심각한 균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변호사들은 매년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법무법인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게 된다. 이 중 문제가 되는 게 이른바 ‘복덕방 변호사’로 불리는 개인사업자들의 세금 신고다. 이들은 매출세액의 대부분이 ‘현금매출’로 이뤄진다는 점을 악용, 실제 받는 수임료ㆍ성공보수 보다 적은 금액을 계약서에 기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탈세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개업 중인 M모 변호사에 따르면 특히 브로커를 쓰는 변호사들 사이에서 수임료 등을 축소신고 하는 식의 탈세 관행이 만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M 변호사는 “브로커에게 사건을 끌어온 대가로 30%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40%를 세금으로 내면 남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불법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차라리 법조 브로커를 양성화해 브로커나 변호사 모두가 투명하게 세금을 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수임료를 챙기는 일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올 초 강북에서 개업한 연수원 34기 K모 변호사는 “검찰 사건의 경우 특히 ‘추후에 선임계를 제출하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선임계를 내지 않은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법원에 선임계를 내기 전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지는 사건의 수익도 고스란히 탈세로 연결된다. 지방법원 판사 출신의 P모 변호사는 “특히 이혼사건 등에서 이 같은 일이 많다”며 “이 사건들의 수임료는 과세에 노출되지 않아 탈세가 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이 밖에 사건과 무관한 상담료 수익은 탈세하기 가장 좋은 ‘눈 먼 돈’으로 취급되기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최경원 대한변협 회원이사는 “변호사들은 부가가치세 신고를 통해 소득이 100% 노출되기 때문에 투명하게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미덥지 못한 구석이 있다. 지난달 말 국회 재정경제위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변호사들이 올해 낸 부가가치세가 지난해보다 1~2%밖에 오르지 않았다”며 “전체 부가가치세 납부가 15% 이상 오른 점을 감안하면 이는 (변호사업계의)구조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한변협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변호사를 부가세 면제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부가세법 개정 의견서를 국세청에 제출했다가 시민단체들로부터 “변협이 소속 회원들의 소득 노출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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