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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회사 근로자들이 살려
입력2000-04-30 00:00:00
수정
2000.04.30 00:00:00
1일 「근로자의 날」을 맞는 울산시 효문공단 내 ㈜용산(대표 전운장·全雲將) 근로자 300여명의 감회는 남다르다.부도로 문을 닫았던 회사를 직원들이 합심해 다시 일으켜 세우고, 내년이면 코스닥시장에 등록을 준비할 정도의 우량회사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시트커버 등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하던 이 회사는 원래 「세찬산업」.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전까지만 해도 잘 나갔다.
당시 주문물량이 폭주하고 자동차회사들의 신차개발에 발맞춰 설비투자를 늘린 게 화근이었다. 부도가 나자 100여명의 동료들이 모두 짐을 쌌고 20여년동안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생산라인은 고요했으며 은행과 하청업체들은 설비를 압류했다.
그러나 3대째 이어온 이 회사를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며 종업원들은 한마음으로 갱생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김동식(金東植·48) 노사협의회 회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생산라인의 재가동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대책위는 협력업체를 찾아갔다. 원자재 구입을 위해 납품대금을 1년간 어음 대신 현금으로 달라고 요청했다. 또 「매월 일정액을 공장가동을 통해 현금으로 갚겠다」며 채권단을 설득했다.
결국 공장은 다시 돌아갔다. 종업원들은 600%의 상여금 전액과 기본급여의 50%를 자진 반납하는 등 살을 깎는 고통을 감내했고 밤낮으로 일했다.
그러나 회사의 빚은 너무 많았다. 세찬산업이라는 간판으로는 신규 차입이 어려운데다 일부 채권단이 법정경매를 신청해 공중분해위기를 맞았다.
대책위는 다시 활로를 모색했다. 용산(龍山)이란 별도의 법인을 새로 설립하고 신설법인 명의로 경매에 참여해 적정가격에 회사의 설비를 넘겨받자고 의견을 모았다. 부실경영의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협력업체의 협조를 얻어 현장기술자도 모셔왔다.
지난 98년 12월13일. 대책위는 만세를 불렀다. 법원이 세찬산업에 대해 실시한 경매에서 3차례의 유찰 끝에 적정가격에 경락을 받은 것이다. 경락대금 19억원은 은행차입을 통해 해결했다.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주문을 대지 못해 150명의 직원도 새로 뽑았다.
전액 삭감된 상여금도 지난해 400%로 회복됐고 올해는 부도 전과 같이 600%로 원상회복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일본 호와(HOWA)사와의 기술제휴를 맺은 데 힘입어 창사 후 처음으로 호주에 직수출을 앞두고 있으며 ISO(국제표준화기구)보다 심사기준이 엄격한 QS(QUALITY SYSTEM) 인증 획득도 앞두고 있다.
全사장(40)은 『극도의 생활고를 감내하며 정상화를 위해 온 몸으로 따라준 종업원들에게 감사한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 내년에는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KSKIM@SED.CO.KR
입력시간 2000/04/3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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