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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자동차 '빅3' 새판짜기 돌입

막대한 복지비·낮은 생산성…"비상구를 찾아라"<br>크라이슬러, 사모펀드 서버러스에 매각 이어<br>포드가문도 대주주지분 일부 매각 본격 논의<br>다임러는 벤츠중심 고급차시장 공략 주력할듯


막대한 종업원 복지비용과 낮은 생산성에 시달리던 미국 자동차 빅3가 대대적인 새판 짜기에 나섰다. 빅3는 경영적자를 메우기 위해 새 주인을 찾고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등 신규자본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노무비용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이 없을 경우 자존심 강한 미국 자동차업계가 올들어 세계 1위로 올라선 일본 도요타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던 크라이슬러는 독일 다임러와의 ‘10년 동거’에 종지부를 찍고 미국계 사모펀드인 서버러스캐피털과 새로운 짝을 이루고, 포드자동차의 대주주도 경영난 해소를 위해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크라이슬러를 뺀 다임러는 앞으로 메르세데츠-벤츠를 중심으로 한 고급차 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세계 자동차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크라이슬러 매각대금은 55억유로(약 6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서버러스는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사업부인 GMAC와 ▦미국 최대의 자동차 시트 공급업체 길포드 ▦독일 자동차 인테리어 및 플라스틱부품업체 레구포름그룹 등 부품업체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을 효율적으로 결합시킬 경우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버러스의 크라이슬러 인수는 GM과 포드의 자구 노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포드가문의 사람들이 지배지분의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투자 은행인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를 고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또 빌 포드 회장이 지난주 연례 주주총회 개최 이전에 이사들을 만나 이러한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크라이슬러를 떨군 다임러는 지난 90년대 이후 지속해온 ‘글로벌 기업(Welt AG)’ 전략을 포기하고 고급차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임러의 디터 제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크라이슬러 매각 합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두 기업의 시너지 효과를 너무 과대평가했다”며 “고급차 시장과 일반 차 시장의 간극은 너무 컸다”고 고백, 전략 수정을 시사했다. 미국의 빅3가 이처럼 ‘고난의 행군’을 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종업원 연금ㆍ의료비 부담과 ▦낮은 생산성 ▦낮은 에너지효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금 및 의료비 부담은 빅3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연금 및 의료비 부담이 180억달러이고 GM과 포드까지 포함할 경우 950억달러에 달한다. 빅3의 낮은 노동생산성도 회계장부를 빨간 잉크로 물들게 하는 요인.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차 1대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8~20시간이다. 이에 비해 미국 빅3는 평균 23~25시간이 걸린다. 일본 업체들과 25% 이상 생산성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앞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연금 및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협상을 전미 자동차노조(UAW)와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타이어업체인 굿이어타이어와 노조의 의료비 절감 합의가 빅3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빅3가 올 여름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연금 및 의료비 규모를 550억~650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자구노력에 대해 노조의 의견이 엇갈린다. 서버러스의 크라이슬러 인수에 대해 UAW의 론 게텔핑거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노조원들에게 최고의 이익을 가져다준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캐나다자동차노조(CAW)의 버즈 하그로브 위원장은 “사모펀드들은 일자리 창출보다 감원에 주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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