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31)씨는 출근길에 영화포스터가 보이자 휴대폰을 갖다 댔다. 김 씨의 휴대폰에 감독과 주연 배우 소개, 예고편 등의 정보가 뜨기 시작했다. 예고편을 잠시 본 후 김 씨는 휴대폰으로 영화를 예매했다. 점심시간에 김씨는 새로 생긴 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문 앞의 간판에 휴대폰을 대자 식당의 메뉴와 조리법, 먼저 식사를 한 사람들의 평가가 올라왔다. 여자친구와 미술관에 가서도 김 씨는 작품을 몰라 창피를 당할 걱정이 없다. 액자에 붙어 있는 전자태그에 휴대폰을 대면 작가와 작품의 정보가 휴대폰에 뜨기 때문이다. 물류관리에 주로 이용되는 전자태그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생활을 이처럼 획기적으로 바꿔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태그(RFID)와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의 응용기술을 선보이는 ‘RFID/USN 컨퍼런스’가 1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후 14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기관과 삼성전자, SK텔레콤, HP 등 55개 국내외 업체들이 참여해 전자태그와 USN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 전자태그 기술은 물류관리나 백화점이나 도매상점의 매장관리 및 의료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2년 후에는 전자태그 수신기가 소형화되면서 휴대폰에 내장된 전자태그 수신기가 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개인이 휴대폰을 통해 상품이나 상점의 정보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사물의 움직임이나 무게ㆍ압력 등을 인식해 이를 관리하는 USN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USN 기술은 자동화 빌딩 구현 등에 응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축물의 안전상태 실시간 관리나 군사용 탐지 기술 등으로 적용범위가 아주 넓다. 하지만 전자태그 등이 활성화되려면 전파간섭이나 방해문제, 수신범위에 따른 정밀도 조정, 소형화 기술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술적인 문제 뿐 아니라 전자태그 부착으로 개인의 위치나 이동정보, 상품 구매정보 등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 새로운 사회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정보기술(IT)업계는 휴대용 전자태그 수신기 등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기술들이 2년 내에 상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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