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세계의 사설] 푸틴의 러시아에 대처하는 법

지난 8년간 러시아를 통치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의 정치 커리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국가보안위원회(KGB) 시절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 그의 대통령 임기는 올봄에 끝나지만 다음 정권에 총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 이는 앞으로 러시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즉 미국 차기 대통령이 대면하게 될 러시아는 핵무기로 무장했을 뿐 아니라 경제력과 독재권력이 한층 강화된 나라다. 푸틴 대통령은 구소련의 공산주의 체제나 스탈린 시절의 정치범 수용소를 부활시키지는 않았다. 다만 크렘린궁(대통령 관저)의 모든 권력을 동원해 그의 정치 숙적을 파면시키고 실질적으로 1당독재 국가를 정착시켰다. 이것은 본지 특파원인 클리포트 레비가 한때 러시아에서 가장 강한 민주주의 바람이 불었던 니주니 노브고로트 주에서 전해온 실상이다. 그곳에서 러시아의 반체제 운동가이자 물리학자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는 러시아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려했고 지난 1990년대 말 제1부총리를 지낸 보리스 넴초프가 우파세력동맹을 창당해 민주주의의 새 모델을 제시했었다. 그랬던 니즈니 노브고로트는 지금 많이 달라졌다. 푸틴 정권은 반대파를 억누르기 위해 물리적인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학교의 교사들은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학년 진급을 미끼로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윽박지르고 있다. 푸틴 정권은 굳이 이러한 협박을 하지 않아도 재선에 성공할 것이다. 다만 이들의 목적은 국민을 억압하는 정치풍토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KGB시절 푸틴 대통령이 답습한 방법인 듯 싶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미국 차기 대통령은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 바랐던 사회가 되지 않았음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이러한 러시아에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리처드 밀하우스 닉슨,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그랬듯 이란ㆍ코소보ㆍ핵무기 등 중대 현안과 관련해 최대한 합의점을 모색해야 한다. 제임스 얼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같이 미국은 러시아에서 탄압받는 소수 민주주의 우호세력을 감싸안아야 한다. 냉전시대적인 수사와 대응은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푸틴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일말의 민주주의 지향적인 의도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