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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시동 걸렸다 부동산 투자 새 전략을

금리상승기 부동산 투자<br>"아파트 매입, 부양책 나올때까지 일단 관망을"

금리가 올 연말까지 최고 0.5%포인트 오를 것으로 관측되면서 금리 상승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아파트 전경.



#1. 회사원 김모(31)씨는 최근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가지고 있던 아파트 122㎡형을 주변 시세보다 1억원 가까이 낮춰 중개업소에 내놨다. 2년 전 분양 받은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아파트의 입주일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당장 잔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기존 아파트를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서다. 그는 "집값을 내려도 금리가 오른 통에 매수세가 뚝 끊겨버렸다"며 "건설사가 잔금 납부시기를 미뤄주지 않는 이상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고 했다. #2. 대기업에 근무하다 얼마 전 퇴직한 박모(59)씨는 서울 용산에서 새 오피스텔을 분양 받아 향후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마음을 바꿨다. 금리가 올라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는 "앞으로 몇 년 간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시세도 점차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 같다"며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의 후폭풍이 거세다. 그나마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에 쏠리던 자금 흐름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은 늘어나는 이자 부담에 좌불안석이고, 급히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은 사라진 매수세에 집값을 더 내려야 할지 고민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레버리지효과'를 이용한 투자가 어려워진만큼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고 충고한다. 어떤 상품에 관심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매도ㆍ매수시기를 조절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상품 별 투자전략을 짚어봤다. 올해까진 매수자 우위 시장 가능성
재개발은 상대적으로 투자금액 저렴 장기적으론 매수세 붙을수도
오피스텔, 주거용 보다 업무용 관심을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면서 부동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23개월 만이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최고 0.5%포인트까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 시장은 더 얼어붙었다.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로 시세 차익을 거두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2억원의 대출이 있는 사람은 1년에 100만원 가량을 이자비용으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 집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정도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익이 비용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지난 2월 말 이후 5개월 째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금리 인상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 심리를 꺾어놓은 셈이 됐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보여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부동산 투자는 어려워졌다"며 "매도ㆍ매수자 모두 금리 상승기에 대비한 새 맞춤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파트 구입 일단 관망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에 가장 타격을 입은 부동산 상품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비롯한 신규 분양아파트를 꼽는다. 올 하반기 수도권에서만 9만여 가구가 집들이를 앞두고 있어 곳곳에서 '입주대란'이 예고되고 있는데다 건설사들 역시 택지지구에서 예정돼 있던 분양일정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업체 주택영업 임원은 "서울 주요 지역의 재개발ㆍ재건축 물량을 제외하면 올해는 더 이상 신규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많게는 수조원까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지급보증을 떠안고 있는 건설사도 많아 금리 인상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 영종도나 경기 용인시, 고양 식사지구 등에는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은 일명 '깡통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를 계약한 입주예정자들은 잔금 납부일을 앞두고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헌 아파트를 헐값에 내놓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계약자들은 아예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분양가 할인이나 잔금 납부 유예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아파트 매수시기는 올해 말까지 여유를 갖고 최대한 늦추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정부가 파격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올해까지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규분양 시장 침체가 기존 아파트까지 전이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긴 호흡으로 시장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ㆍ재건축은 금리인상이 장기적 호재 될 수도=재개발ㆍ재건축 시장도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금리 인상이 발표된 직후 최고 5,000만원까지 호가가 조정되기도 했다. 워낙 덩치가 큰 물건이라 전체 집값의 20~30%만 대출을 끌어들여도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올해 초 무리하게 돈을 빌려 강남권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샀다가 급매물을 내놓는 투자자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달 말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금리 인상 후 호가가 다시 주저 앉았다. 이 단지 113㎡형은 불과 보름 사이에 1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10억5,000만원에 다시 매물이 나오는 '롤러코스터'식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에 비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은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오는 10월부터 서울시가 한강변 전략ㆍ유도정비구역 8곳을 비롯해 주요 재건축예정지(대치동 은마아파트, 개포지구)에 대한 구체적 개발 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계획안이 확정되면 구역 별로 사업성을 가늠할 수 있게 되고 수익성이 높은 지역은 매수세가 따라 붙을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히든카드'를 숨겨 놓은 셈이다. 금리 인상이 재정비사업장에는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되며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금리가 점차 오르면 이들 자금이 재개발ㆍ재건축 쪽으로 '유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금리가 1~2% 이상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금액이 저렴한 재개발 구역 내 물건이 다시 한 번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형 부동산 장기 침체 빠지나= 오피스텔ㆍ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그나마 선방을 해온 투자 상품이다. 단기간에 부동산으로 시세 차익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4~5%선의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이 이들 시장에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대우건설이 공급한 '잠실월드마크푸르지오'는 평균 49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달 초 동부건설이 분양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오피스텔 역시 151실 공급에 총 6,404명이 몰려 평균 4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며 상황이 반전됐다.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금리 인상분을 당장 임대료에 전가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대출이 많은 투자자들은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이에 대해 "임대료 상승에 대한 저항이 거센 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사업용 오피스텔은 일부 금리 인상분을 임차인에게 전가(transfer)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주거용 오피스텔 인기가 주춤한 대신 오피스 임대용 부동산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매시장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이 꾸준히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수익형 부동산의 특성상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싼 값에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매입하려는 투자 수요는 끊이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비중이 높은 경매시장도 침체가 예상된다"면서도 "아파트 등 주택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낙찰가율이 높은 수익형부동산은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을 중심으로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픽스 대출'로 갈아타볼까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으로 관심 커져
'신규' 대출보다 '잔액' 기준이 유리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값은 계속 내리고 이자 부담은 올라가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재테크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된 것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금리 인상 후 대출 전환에 대한 상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코픽스는 각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로 '잔액기준'과 '신규취급액기준'으로 나뉜다. 이중 잔액기준은 월말 잔액기준 자금조달비용을 금리로 환산한 것으로 변동성이 작아 금리 상승기에 적합하다. 이 팀장은 "CD금리에 연동되는 대출이나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은 기존금리 상승분이 대출 금리에 빨리 적용되는 반면 잔액기준 대출은 금리 상승이 느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중은행들은 현재 CD연동 대출자 등 기존대출자들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코픽스 연동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9월16일까지 ▦신한은행은 8월31일까지 ▦우리은행은 9월1일까지 ▦하나은행은 9월4일까지다. 박합수 국민은행 PB팀장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면 부동산담보대출을 코픽스 잔액 대출로 갈아타는 게 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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