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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탄생 100년] 아산이 평생 추구한 목표는 달관

목표 세우면 밀어붙이는 현대 만들었지만

자신에게는 늘 크고 멀리 보라고 다그쳐

아산 정주영의 사무실에 걸려 있던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라는 글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한창 정력적으로 일하던 아산의 사무실에는 액자 두 개가 항상 걸려 있었다. '達觀(달관)'이라는 글귀가 적힌 액자 옆에 '담담(淡淡)한 마음을 가집시다'라는 액자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저돌적이고 목표를 세우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현대의 스타일을 스스로 만들었으면서도 자신에게는 늘 크고 멀리 보라고 다그쳤던 것은 아닐까.

아산은 평생을 낙관하고 배움을 추구하며 살되 그 자체에 빠지지는 않았다. 범인이라면 갖기 쉬운 학력 콤플렉스도 없었다. 명예박사학위는 4개 가졌지만 아산 정주영의 최종 학력은 통천보통학교 졸업(1930년). 당시에는 보통학교 졸업자가 요즘 대학 졸업생보다 귀했지만 아산은 서당에서 소학과 대학·자치통감·오언시·칠언시를 배워 자유자재로 써먹었다. 부하 직원들에게도 좋은 글귀는 놓치지 않고 알려줬다. 아산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재임할 당시 국제담당 상무로 곁에서 보좌했던 박정웅 메이텍인터내셔널 대표의 회고. 한정식 집에 걸린 고색창연한 액자에 담긴 '德不孤(덕불고)'라는 글귀를 보고 아산이 말했다. "저건 참 좋은 말인데 원래는 '德不孤 必有隣(필유린)'이라는 말을 줄여서 쓴 거야. 사람이 항상 덕망을 잃지 않고 살면 마음을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웃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라는 뜻이지."



영어도 개인교습을 통해 농담을 나눌 정도로 익혔다고 한다. 다만 외국인과 상담할 때는 반드시 통역을 앞세우되 감지력이 뛰어나 오역이 나오면 즉각 잡아냈다고 전해진다. 외국인과의 상담이 잘 안 풀리면 사자성어를 소개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고 주도한 적도 많다. 서당 훈장을 지낸 조부의 영향으로 어려서 익힌 한자 속의 인문학이 아산이 지녔던 자신감과 낙관의 배경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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