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파문' 우풍금고 예금인출로 곤혹

성도이엔지 주식 공매도 파문을 일으킨 우풍상호신용금고가 고객들의 잇단 예금인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우풍금고는 공매도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6일 예금이 약 70억원 빠져나간 데 이어 7일에도 고객들이 예금인출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한꺼번에 몰려들어 영업창구가 큰 혼잡을 빚었다.

우풍금고 관계자는 『일단 인출요구에는 응하면서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이 유동성 위기를 가져올 만큼 크지 않은데도 투자자들이 막연한 불안감때문에 돈을 빼내 가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제 6일 인출액 70억원 중 60억원 가량은 만기도래분이어서 순수한 이탈규모는 1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우풍금고측은 이날 안내방송 등을 통해 『유가증권 투자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손실이고 피해규모도 회사 자산규모(수신 1,940억원·여신 945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만일 고객들이 계속 동요하면 영업정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경고성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형금고 관계자는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들을 문책하고 손실규모를 채워넣는 수준에서 충분히 봉합될 수 있는데도 불구, 이처럼 예금인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과거 사기나 금전사고 등으로 소규모 금융기관들의 영업정지가 잇따랐던데다 2차 금융구조조정과 예금자보호 제도의 내년 본격 시행등을 앞두고 고객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예금인출에 대비해 긴급 유동성 확보를 지시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영업정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지 않고 수습되기를 기대하며 우풍금고에 직접 직원을 파견, 시시각각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이진우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4/07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