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장중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당분간 증산 계획이 없다고 밝혀 앞으로도 유가의 강세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증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OPEC이 오는 2월1일 회의에서 국제원유시장 상황을 점검하겠지만 아직까지 증산계획은 없다고 보도했다. OPEC 관계자들은 유가 100달러 돌파가 시장의 투기와 지정학적 요인 때문이지 공급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리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내셔널오일의 쇼크리 가넴 회장은 “현재로서는 OPEC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현재 유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은 우리 손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자바드 야르자니 이란 석유장관도 “원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 없다”며 “다음 회의까지 한달 정도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상황을 잘 파악해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OPEC은 현재 전세계 원유 사용량의 40%를 공급하고 있다. 신문은 OPEC이 현시점에서 증산을 꺼리는 이유는 증산된 원유가 공급되는 시점이 미국의 겨울철 수요가 줄어들며 봄철 재고가 증가하는 때와 맞물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원유수송에 2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가 줄어드는 시점에 공급이 증가하게 돼 유가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다나카 노부오 IEA 사무총장은 “중국과 인도가 초고속 성장을 이어간다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저유가 시대는 끝나고 본격적인 고유가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제유가 급등이 수급불안 때문은 아니라는 OPEC 관계자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수급요인은 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원유 재고가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배럴당 100.09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결국 전일보다 0.44달러 하락한 배럴당 99.18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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