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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백50은 모험이었다



백50은 모험이었다 흑29는 이렇게 받을 수밖에 없다. 참고도1의 흑1로 버티는 것은 백2 이하 8로 더 큰 사고가 날 뿐이다. 백34까지 흑진은 보기 좋게 관통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분단된 흑대마 전체가 아직 미생마라는 사실이다. 구리는 흑35로 붙여 안형을 구하려고 했지만 그게 잘 되지 않고 있다. 흑45로 굴복한 것도 절대. 이곳을 보강하지 않으면 백은 가차없이 패를 집어넣을 것이다. 백46은 회심의 기대기 전법. 그 방면을 응수하다가는 흑대마가 정말로 잡힌다고 생각한 구리는 흑47로 보강했지만 백48을 얻어맞아 좌변의 흑진이 볼품없이 찌그러지게 되었다. “백이 승기를 잡았어요. 하지만 백48은 조금 미흡했어요.”(김영환) 그 수로는 참고도2의 백1에 젖히는 것이 더 통렬했다. 흑2면 곱게 3으로 받아주고 흑4면 또 곱게 5로 받아주어서 백이 집으로 이기는 바둑이었다. 백50은 가장 강경한 수. 이세돌은 우변의 흑대마가 미생인 터이므로 구리가 계속해서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약간 모험입니다. 구리는 배짱이 아주 센 사람이어서 일단 집을 무조건 챙길 겁니다.”(김만수) 김만수의 얘기는 흑이 A로 끊어 좌변을 최대한 키울 것이라는 뜻이었다. 큰 승부는 어차피 심장싸움이라는 서봉수9단의 말이 생각났다. 서봉수는 1992년에 응씨배 결승 최종국에서 오타케에게 이겨 40만 달러를 받았는데 그때 한 말이 있다. “오타케의 심장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내가 무조건 졌을 거야.”(서봉수)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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