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인 셀(Cell)을 48층까지 쌓은 3차원(3D)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V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양산에 돌입한다. 아직 V낸드를 양산하지 못하는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2년 이상 벌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독주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48층 구조의 V낸드 개발을 끝내고 후속 모델인 64층 V낸드 개발에 착수했다. V낸드는 셀을 아파트처럼 층수를 높이 쌓으면 쌓을수록 집적도가 높아져 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다. 또한 기존 평면 낸드의 약점이던 수명도 최대 10배까지 늘릴 수 있다. 지난 2013년 24층 구조의 3D 낸드를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는 1년도 안된 지난해 5월 적층 수를 30% 이상 높인 32층 V낸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있다. 이어 48층짜리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낸드 시장의 2~5위인 샌디스크·도시바·마이크론·SK하이닉스는 아직 3D V낸드를 양산하지 못하는 상태다.
낸드플래시는 정보저장용 반도체의 일종으로 서버에서 모바일 기기에 이르기까지 광범하게 탑재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에 48층 V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께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 같은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지게 됐다.
삼성전자가 개발을 완료한 48층 V낸드는 메모리반도체의 '분수령'으로 여겨져 왔다. 32층까지는 효용 대비 비용이 높아 평면구조 칩보다 시장성이 떨어졌다면 48층부터는 가격과 품질 양쪽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V낸드가 시장의 '대세'가 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32층 V낸드의 경우 이윤보다는 기술력 과시를 통한 브랜드 강화가 주된 목적이지만 40층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V낸드 시장이 열려 기술력이 앞선 업체가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앞으로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의 경우 V낸드 장착 비율이 지난해 0.1%에서 2018년에는 31.1%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경쟁사의 V낸드 분야 기술격차는 2년 이상 벌어져 있다. SK하이닉스와 인텔·마이크론 합작사인 IM플래시(IMFT)는 올초 양산을 목표로 24층짜리 V낸드 시제품을 고객사에 각각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도시바는 올 하반기에야 24층 V낸드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s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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