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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7월 14일] EU의회의 바로수 의장 재신임
입력2009-07-13 17:39:48
수정
2009.07.13 17:39:48
파이낸셜타임스 7월 13일자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재신임받는 문제가 3주 전에는 확정적이었으나 갑자기 불명확하게 됐다. EU 의회가 지난주 27개 EU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현 위원장을 차기 위원장 후보로 공식 지명한 것을 이번주 열리는 본회의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통제 불가능한 EU 의원들은 바로수 위원장이 자신들의 깐깐함에 한발 물러서고 다시 재임할만한 비전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EU 의원들은 재신임 결정을 올해 가을까지 미룰 작정이다. 유럽은 지금 경제위기의 고통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데 EU 집행위원들은 레임덕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새롭게 구성된 EU 의회에서 유럽국민당(EPP)이 가장 큰 정당으로 부상했다. 바로수 의장은 EPP 소속이다. 그런데 세력이 약화된 사회주의계열 정당들은 대안 후보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한 반대를 주도하고 있다. 선거에서 패배한 사회주의 정당들은 승리한 상대 정당의 후보를 그저 오기로 막고 있는 것 같다. 이는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부정하는 꼴이다.
EU 의회가 그저 거수기 역할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바로수 의장은 EU 의회로부터 집행위원장 승인을 받기 전에 향후 5년간의 우선순위 사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는 EU 이사회의 27개 정상들과 공조해야 하는 것처럼 EU 의회와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또 그는 EU 의회에서 초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바로수 의장의 문제점은 강력한 지지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EU 이사회는 6월 선거 당시 그에게 미온적인 정치적 지지를 보냈을 뿐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공식적인 지명을 하지는 않았다. EU 이사회 국가들은 지난주에야 서면 절차를 통해 필요한 법률안을 서둘러 만들어 그를 공식 지명했다. 이는 EU 최고위직을 지명하는 공식 절차를 가까스로 갖춘 것이다.
EU가 현재의 경제위기 문제와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지구온난화 방지 협약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대중 및 주요 이사국들의 인기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집행위원장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바로수 의장은 두번째 임기에는 더욱 독립적일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하며 그 답례로 EU 의회는 오는 9월 본회의에서 그를 확실히 승인해야 한다. 승인을 더 이상 미룬다고 해서 더 좋은 후보자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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