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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PF 대출규모 48조 투자자 원금회수 확신못해

채권단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서울 양재동 복합터미널 PF’의 좌초로 금융권이 거센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권 PF규모가 총 48조에 이르고 있어 이번 사태를 고리로 당사자들간 이해가 어긋날 경우 ‘PF 파산 도미노’가 우려된다.

◇대출금 회수 장기화...고객 손실 불가피=양재동 복합터미널 개발사업의 채권 투자금액은 하나UBS자산운용 부동산펀드 3,900억원, 우리은행 1,880억원, 교원공제회 및 농협 등 나머지 채권단이 3,000억원 등이다.

이달 14일 만기를 앞둔 하나UBS클래스윈특별자산3C1 펀드는 3,900억원이나 투자했지만 최근 1개월간 평가손실률이 -0.04%이다. 여기에 투자한 고객들은 원금을 까먹고 있는 셈이다. 12일에 수익자 총회를 통해 만기 재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통해 시공사를 새로 선정해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분양 이후 수익을 내 이익을 돌려주는 게 최선”이라며 “그러나 최악의 경우에는 토지매각을 통한 청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주간사를 맡은 우리은행도 이번 파산신청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은행대출금 1,800억원을 언제 회수할 지도 모르는데다 고객 1,500여명에게 부동산신탁(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해 돈을 끌어들인 것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당장 사업재개가 불투명해 투자자들이 투자수익은 고사하고 원금회수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정금전신탁 투자자들은 이미 두 차례 만기연장에 동의했다. 세 번째 만기는 이달 12일 돌아온다. 펀드 설정 당시보다 담보가치는 원금의 86%까지 떨어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자금을 제때 찾을 수 없다’면서 크게 반발해왔다”며 “결국 원금보전을 요구하는 법적 조치까지 진행될 수 있어 우리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파산신청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은행권 PF대출 48조, ‘폭탄’ 떠 안고 있어=현재 금융권에서 추산하고 있는 은행권의 PF대출잔액은 약 48조원이다.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문제는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67%에서 지난 3월말 현재 2.9%로 급등했다.

은행들이 보유한 PF 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10%를 웃도는 저축은행업계의 PF 대출보다 부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대출 규모가 워낙 큰데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전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은행들은 일단 PF 대출 사업장 가운데 정상인 곳은 유지하되 부실화한 곳은 대출채권의 매각 등을 추진하겠다는 원칙만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은행은 부동산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자칫 대출채권 매각에 나섰다 손실을 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매각하면 제값을 받지 못해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금 PF 대출채권을 매각하면 적당한 가격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매각을 추진하라는 입장이지만 시장 침체로 매각이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려 대출 연체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은행들이 연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우려해 ‘폭탄’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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