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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유가 100弗시대 또 올것" VS "연말 60弗까지 하락"

■올 성장률 시각따라 유가 전망 '극과극'


국제 유가의 동향은 환율과 함께 한국경제의 최대 대외 리스크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오르고 내리는 데 따라 경상수지가 널뛰기하고 경제전반의 명암을 가른다. 석유와 같은 상품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만 이런 수급 구조 외에도 글로벌 투자심리의 변화와 지정학적 변수 등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다. 지난 2008년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투기세력이 극성을 부리던 2008년 7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지만 그 해 12월 35달러까지 곤두박질 쳤다. 석유와 같은 상품은 이런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과 이머징 마켓처럼 위험자산 투자처로 간주한다. ●BoA·골드만삭스"100弗 돌파"
세계 경제 성장률 4.4% 예상
이란 핵 리스크로 110弗될수도
●도이치뱅크 "60弗대로 떨어질것"
성장률 3.2%로 낮게 잡아
FRB 금리 인상땐 하락 불가피 국제 유가는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이 일던 지난해 초부터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흐름은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횡보를 보이고 있다. 월가에서는 올 상반기까지 국제유가는 지금과 같은 박스 권을 형성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가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를 지, 내릴지에 대한 견해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보는 시각이 다른데다 ▦달러 가치 ▦이란 핵 문제 등 지정학적 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 여러 변수를 달리 해석하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강세 장을 예상하는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으로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BoA는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로 4.4%와 4.5%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지난 26일 발표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 3.9% 보다 0.5%포인트 높다. 게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더블딥(이중침체)우려로 연내에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아 달러 가치의 약세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란시스 블랑크 BoA 글로벌상품리서치부문 대표는 "민간부문은 올 하반기에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하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92달러, 연말쯤에는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시대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BoA의 진단이다. 지난 2008년 봄 '슈퍼 스파이크설'을 제시해 큰 파장을 일으킨 골드만삭스는 이보다 조금 낮은 배럴당 90달러 선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석유 수유가 늘고 내년에는 석유 수급이 상당히 빠듯해 11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계 바클레이즈도 비슷한 견해다. 이란 핵 문제 등 지정학적 변수가 유가 상승이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 유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미국이 실제 공격을 하든 하지 않든 이란 핵 리스크는 점차 국제 석유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독일계 도이치뱅크는 유가 100달러 시대의 재현은 기우라고 일축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일단 세계경제성장률을 3.2%로 낮게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FRB가 3ㆍ4분기중 금리인상을 단행, 유가 하락요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달러가치 상승을 자극한다. 원유의 결제 화폐가 달러여서 달러가치가 오르면 국제유가는 내린다. 2008년 국제유가 급등의 원인 중 하나가 달러가치의 하락이었다. 도이치뱅크는 이런 점을 들어 연말 국제유가는 60달러까지 떨어진다고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경기회복으로 이 수준보다 높아지겠지만 2015년까지 배럴당 100달러 시대의 도래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아담 시에민스키 에너지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OPEC는 세계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배럴당 75달러 선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며 이 수준이 위협받는다면 공급을 늘리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신의 상품투자 전략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 월가가 아닌 중립적인 분석기관들은 100달러와 60달러 중간 선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의 연말 전망 치는 배럴당 82달러. 대체로 올 하반기로 가면 갈수록 높아지며, 내년에는 85달러로 보고 있다. EIA 연례보고서는 글로벌 석유수요 감소는 지난해 중반 바닥을 쳤고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석유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석유 수요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1983년 이후 처음. 그러나 올해는 하루 110만 배럴, 내년에는 15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EIA는 내다보고 있다. IMF 역시 EIA의 전망과도 일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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