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대우·쌍용 일괄 인수 추진 시사

웨인 부커 포드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포드 본사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포드는 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를 하나로 보고 있으며 대우의 국내외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혀 일괄 인수를 검토중임을 시사했다.이는 포드의 경쟁사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사가 대우의 해외사업장 일부를제외한 대우자동차 전 부문을 인수하겠다는 입장과 유사한 것으로 국제입찰이 진행될 경우 쌍용자동차가 별도로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기아자동차 인수전을 주도했던 부커 부회장은 "포드가 기아 인수에는 실패했으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없앤 것은 아니다"면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못했으나 대우자동차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현대자동차와의 컨소시엄 구성 여부에 대해서는 "어느업체와도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논의해 본 적이 없으며 (현대와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우차 인수시 경영권 문제에 대해서는 "(컨소시엄) 파트너가 생기면 서로의 전략을 비교해 대우차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회사가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자동차의 부채처리에 대해서는 "어느 회사도 부채 전체를 떠안고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채권단의 부채 구조조정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GM과 마찬가지로 대우차의 부채를 일부 떠안을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포드가 GM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3월부터 시작될 입찰을제대로 준비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제시하는 일정에 맞추도록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부 검토 결과 대우차 인수가 포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입찰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으며 시종 "결정된사항이 없다",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등의 신중한 표현을 사용, 적극적으로 대우차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는 GM과 대조를 보였다.

부커 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포드는 대우차 처리에 대한 한국내 여론이 어떤지, 포드가 대우를 인수하면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말해 한국내 여론의 향배에 상당한 신경을 쓰는 인상을 줬다. /디트로이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