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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5월 21일] 의사는 기본에 충실해야
입력2008-05-20 17:38:06
수정
2008.05.20 17:38:06
오는 10월 실시되는 피부미용사 자격시험을 앞두고 의료계가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피부과 개원의 모임인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피부미용사의 업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자격시험 응시기준도 일정 시간 교육수료자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부미용사제도란 그동안 미용 관련학과 졸업자에게만 부여하던 이ㆍ미용사 자격기준을 일반인으로 크게 확대하고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다.
특별한 응시기준이 없어 벼락치기로 자격증을 취득한 피부미용사가 가짜 피부과 의사 행세를 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료계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피부과 개원의들의 잘못된 행태를 제기하며 의료계가 또다시 밥그릇 챙기기에 나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동네 피부과가 기본적인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본연의 임무보다 돈벌이가 되는 비급여 미용 쪽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피부 미용실’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첨단 미용기술 선전으로 도배된 피부과 광고만 보더라도 이 같은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일부 피부과는 기본적인 보험이 적용되는 피부질환 환자를 거부하거나 꺼리기도 한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대형 피부과체인의 한 지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상당수는 “기본적인 피부질환 환자를 대충 보는 것 같다”는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가까운 동네 피부과가 아닌 멀리 있는 대학병원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한피부과의사회의 한 관계자도 “피부과 개원의들이 기본질환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미용시술도 넓게 보면 의학적 피부관리의 연장”이라고 밝혔다.
개인 피부과들이 점차 대형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존을 위해 돈이 되는 미용시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의사의 기본은 질환 치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피부과 의사는 돈이 안 되더라도 기본적 피부질환 환자를 성심껏 진료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소임부터 다해야만 국민도 피부미용사에 대한 의료계의 주장을 ‘밥그릇 싸움’이 아닌 ‘국민 건강권을 위한 진정한 목소리’로 받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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