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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찰의 '오럴 헤저드'

[기자의 눈] 경찰의 '오럴 헤저드'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잘 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와 관련 "늑장ㆍ부실수사"라는 지적을 받아온 경찰이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중인 남대문경찰서 홍보팀장 L경위는 최근 사이버경찰청 직원 전용 게시판에서 "현재 수사체계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L경위는 또 "진실이 언론을 통해 왜곡 전달되고 있을 뿐이지 은폐수사ㆍ재벌 봐주기, 늑장수사, 뒷북수사, 무리한 과속수사, 수사체계 혼선 등의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0여일간의 경찰 수사 행태를 보면 이 같은 발언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경찰은 지난 3월8일 첫 보복폭행이 이뤄진 이후 50여일만에, 그것도 언론에 보도되자 떠밀리다시피 수사에 나섰다. 늑장수사, 재벌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을 받을 만 대목이다. 철저한 보안유지가 생명인 압수수색 일정도 하루 전에 외부에 새 나가 여론의 웃음거리가 됐다. 애초 첩보보고서에 피해자들의 피해사실까지 파악해 놓고도 관련 증거조차 확보해 놓지 못한 것은 누가 봐도 '부실수사, 뒷북수사'로 비춰진다. 검찰이 보다 못해 "수사상황이나 계획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에 유의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경찰 수사가 너무 허술했기 때문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경찰은 피해자 진술만을 토대로 조급하게 중간수사 결과를 공개했다가, 한화 직원들로부터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ㆍ고발당하는 사태까지 맞았다. 여기에 더해 김 회장 둘째 아들 출국여부를 놓고도 해프닝이 벌어졌고, 김 회장 재소환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자중지란을 벌여 "수사체계 혼선"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경찰은 또 이미 파악해 놓은 첩보보고의 내용도 언론에 전부 공개하지 않아 "은폐수사"라는 의혹도 받았다. 이처럼 지난 10여일간의 경찰수사는 온통 헛점 투성이이고, 경찰이 자초한 부분이 많은데 "지휘체제가 일사분란하고, 진실이 언론을 통해 왜곡되고 확대ㆍ재생산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누가 봐도 '오럴 헤저드(Oral Hazard)'라는 조롱을 받기 충분하다. 그리고 김 회장에 대한 신병처리도 안된 상황에서 경찰이 미리 자화자찬식으로 평가를 한 부분은 누가 봐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다행히 경찰 수뇌부가 "다듬어 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경찰의 '오럴 헤저드'가 수사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입력시간 : 2007/05/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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