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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銀 뉴욕상장 이후

2주 사이를 두고 신한금융지주회사와 우리금융그룹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함으로써 이미 상장해 있는 국민은행과 함께 한국의 메이저 3개 시중은행이 세계 최대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외환 위기 과정에서 정경 유착의 고리를 형성했던 은행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그 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인정할만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대주주인 정부가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유가증권화해서 큰 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팔기 위해 NYSE에 거래를 텄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국민경제의 심장인 상업 은행의 경영권을 외국에 내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 2년 앞서 외환위기를 겪었고, 한국과 비슷한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멕시코는 금융구조조정 초기 단계에서 5대 은행의 해외매각을 제외했다. 그런데 공적자금 회수 과정에서 금융부실이 해소되지 않은 은행을 매각해야 했고, 결국은 5대 은행마저 해외에 팔아 버렸다. 국민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 제조업과 은행중 어느 쪽을 외국에 매각할지를 선택해야 할 때 제조업을 내주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제조업은 외국에 팔아도 공장이 남고 근로자는 현지 국민을 쓰지만, 은행은 자본재를 국경 넘어 자유롭게 이동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굳이 관치 금융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가 위기시 정부와 중앙은행, 상업은행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지주 회사의 상장을 며칠 앞두고 뉴욕을 찾은 이덕훈 우리은행장이 사견임을 전제로, “상업은행은 자본을 축적하고 자원을 분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치안이나 국방만큼 중요하다”고 한 말을 의미심장하게 들을 필요가 있다. 선진 7개국(G7) 국가 가운데 메이저 은행의 경영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준 예를 찾아볼수 없다. 80년대에 미국 시티은행이 아랍계 자금을 얻어쓰면서 왈리드 왕자에게 경영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얻어냈고, 이 묵계는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한국 은행들의 뉴욕 증시 상장은 역으로 해외 자본의 국내 유입을 쉽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산업자본의 은행 경영 참여에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외국 자본에 은행을 내주는 것은 더 어려운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자본 참여의 물꼬를 터주는 방안을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때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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