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전시회를 찾아온 사람에게조차 ‘난 그림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에 관심은 있는데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어려워하는 것 같다. 그림을 좋아하고 전시를 가지다보면 그림은 우리 자신과 우리네 삶과 참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이 흥미롭다. 보통 그림은 그림을 그린 작가와 똑 닮아 있다. 미술치료라는 분야가 존재하듯이 그림에 나타난 형태ㆍ색채ㆍ표현력 등 모든 것이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잠재의식까지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림은 그림을 그릴 때 작가의 감정상태ㆍ의식을 표현하고 오히려 작가도 모르는 그때의 에너지를 갖게 된다. 그래서 간절하던 아이를 유산으로 잃게된 후의 산모에게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이 가장 위안이 되고 실업으로 모든 것을 잃은 가장의 눈에는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와 같은 그림이 자신의 처지를 잘 이해해준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먼저 전시를 가게 되면 무조건 가장 마음에 와닿는 그림을 하나 골라보자. 그리고 왜 그 그림이 좋은지 생각해보자. 그런 식으로 좋은 그림을 몇 개씩 선택하기 시작하면 그 속에서 나의 취향ㆍ성격ㆍ모습 등을 발견하게 된다. 그림은 남보다 자신을 더 잘 모르는 우리들 자신의 무의식 세계를 들여다보고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좋은 도구가 돼줄 것이다. 대부분 작가는 한가지 작품스타일을 갖는다. 여러 작업 끝에 가장 자신과 맞는 작품색깔로 굳어지기 마련이다. 어느 작가는 차를 마시는 그릇인 다완만 그리는데 이 분의 그림은 갈색 톤이 주를 이룬다. “다른 색을 써봐야지 하는데도 잘 안돼. 결국 이 색을 쓰게 되더라구. 그게 내 색인 것 같아. 다른 색은 불편하더라구” 라는 작가의 언급에서 우리는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본성과 모습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모든 아이를 의사로 키울 수 없듯이 자신이 즐겁고 원하는 삶을 찾아갈 때 자아의 신화를 이루고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번 휴일에는 갤러리에서 그림을 감상하며 자신과 가장 닮은 그림을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 그 안에서 그림을 보면 작가가 보이고 자신이 보인다. 그림을 통해 자신 내면과 대화하는 느낌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그림을 관람하면서 자신 마음의 소리와 대화하고 자신의 색과 가장 맞는 스타일로 삶의 캔버스를 채워나갈 용기와 힘을 얻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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