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연시를 맞아 주류업계가 섞어 마시거나 직접 만들어 마시는 'D.I.Y 마케팅'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류업계에도 모디슈머(기존 조리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재창조한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 열풍이 불면서 직접 섞어 마시는가 하면 위스키 업체까지 나서 위스키 칵테일을 개발하는 등 DIY 마케팅이 새 주류 문화로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저도주 열풍과 즐기는 음주 문화 확산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믹싱주가 인기를 얻자 주류업체들이 자사 브랜드의 믹싱 레시피를 통해 음주 소비의 저변을 확대해보겠다는 생존 전략인 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칵테일을 위한 혼합믹싱주 맥키스는 지난 3월 출시 후 40만 케이스 이상 팔려 나갔다. 칵테일 베이스로 쓰이는 보드카 앱솔루트 역시 올 9월까지 10만9,825상자를 판매하며 지난해보다 66.4% 성장했다.
맥키스 관계자는 "한국의 애주가들이 섞어 마시는 것을 특히 좋아해 요즘에는 섞어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안 팔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위스키 발렌타인은 '발렌타인 17 글렌토커스 에디션'출시를 기념해 다음 달까지 이태원 '그랑씨엘'에서'발렌타인 팝업바'를 오픈하고 발렌타인을 베이스로 한 위스키 칵테일 4종을 선보인다. 헤이즐넛을 더한 글렌토커스 얼그레이, 마시멜로를 곁들인 핫초코, 슬러시 스타일의 아이스 등의 독특한 발렌타인 위스키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한편 다양한 음용법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시바스리갈은 송지오, 고태용 등 패션디자이너와 손잡고 '모던 젠틀맨'이라는 캠페인을 펼치며 이에 잘 어울리는 오렌지, 체리 맛 등의 칵테일 3종을 내놓아 젊은 남성은 물론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코냑 브랜드 레미마틴은 '레미소다'를 선보이며 DIY 마케팅에 가세했다. 레미소다는 레미마틴 30ml와 토닉워터 90ml를 얼음이 든 하이볼 잔에 넣은 코냑 칵테일로 코냑의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클럽과 바에서 세트 메뉴로 구성해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인기로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는 '글렌피딕'도 타깃층을 젊은 층과 여성으로 확대하며 '핫 토디'칵테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핫토디는 글렌피딕과 홍차 또는 뜨거운 물을 1대2의 비율로 섞고 꿀과 레몬조각을 넣어 완성한다. 글렌피딕을 수입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관계자는 "요리 책자 등에 제조법을 소개하고 동영상을 제작해 SNS를 통해 배포하는 한편 다음달 '글렌피딕 위스키 클래스'강의 주제에 음용법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상품의 국내산 보리를 숙성해 만든 맥키스는 최근 복분자주스와 섞은 '키스베리' 칵테일 레시피를 SNS를 통해 홍보 중이다.
모스카토 품종의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는 여성들을 겨냥해 소주를 활용한 이지칵테일 '소니니'로 홍대 등지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소맥(소주+맥주)과 달리 알코올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스파클링 와인의 탄산과 달콤한 맛이 돋보인다.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호텔 프로모션, 여성 취향의 선물 패키지 제작 등 여성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소니니 취급 업장이 1년 새 20배 이상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