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분야 A급 SSCI(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 학술지인 국제마케팅연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 marketing) 온라인판에 18일 실린 민동원 단국대 경영학부(마케팅 전공) 교수의 'Is Power powerful? Power, confidence, and goal pursuit'이란 논문이다.
이 논문의 취지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임원이 여객기 승무원에게 라면이 덜 익었거나 짜다며 여러 차례 다시 끓여오게 하다 폭력을 행사한 사건도 ‘고객은 왕’ 전략의 부정적 측면과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민동원 교수는 논문에서 “기업은 종종 ‘고객은 왕이다’, 또는 ‘고객은 항상 옳다’ 같은 문구를 사용해 고객이 힘이 있다고 느끼도록 유도하지만 이런 전략은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항상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 항공사 콘티넨털에어라인의 최고경영자였던 고든 베순이 한 말을 인용했다. 베순은 자신의 책에서 ‘고객이 항상 옳다’는 개념은 콘티넨털에어라인에서는 부적합했다면서 이런 전략 때문에 “고객이 힘이 있다고 느껴 비합리적이고 고집스러운 행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이어 “고객은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별 대우를 요구할 만큼 자신에게 힘이 있다고 느낀다”면서 “고객이 느끼는 파워는 편안함이나 절약 같이 자신이 원하는 것만 관심을 두게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런 파워감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지켜야 하는 규정 같은 정보를 처리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기업은 ‘고객이 왕’이라는 전략 대신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이미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갖추고 있다’는 전략을 내세워 “심리적 파워의 중심을 고객에서 기업으로 움직이게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승객들이 승무원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례에 대해 “한국 항공사 승무원들이 상냥한 말투와 행동을 우선시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 항공기에서는 승무원이 승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할 때는 단호하게 거절하며 한국인 승객들도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민 교수는 또 “서비스에서 친절이 중요한 건 사실이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 있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전략으로 힘을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