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안방진출 10주년] 홈쇼핑 주요상품 변천사

95년 8월1일 한국홈쇼핑(현재 GS홈쇼핑)과 39쇼핑(현재 CJ홈쇼핑)은 각각 ‘하나로 만능 리모컨’과 ‘뻐꾸기 시계’로 TV홈쇼핑의 역사를 열었다. 만능 리모컨은 TV와 VCR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 뻐꾸기 시계는 10여년 전 당시 각 가정에서 ‘나름대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제품. 이색 아이디어 상품과 생활 필수품이라는 홈쇼핑 상품군의 양대 축은 10년 전 개국 당시부터 은연중에 형성됐던 셈. 판매 결과 리모컨은 10개도 채 안되는 주문에 그나마 직원들이 동원됐으며, 뻐꾸기 시계 역시 49개라는 판매량에 그쳤다. 10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수치. 하지만 홈쇼핑의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이듬해부터는 ‘히트상품’이라고 불릴만한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96년에는 원적외선 오븐기를 필두로, 복합 헬스머신, 숯불구이기, 녹즙기 등이 소비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낯선 상품들을 직접 시연해 보임으로써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성공의 비결이 된 것. IMF 이후에는 오프라인 유통이 위축되면서 대형 가전사의 제품과 당시로선 이색적인 주방기구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에어컨과 냉장고, 컴퓨터 등 단가가 높은 제품들이 속속 소개되면서 홈쇼핑사의 매출을 확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컴퓨터 관련 제품은 2000년까지 판매 강세를 보이며 홈쇼핑 시장에서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이 시기 홈쇼핑이 만들어낸 히트 가전으로 빼놓을 수 없는 상품은 김치냉장고. 워낙 생소한 제품으로, 개념을 일일히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기도 어려워 일반 유통매장에서는 구석에 파묻혔던 김치냉장고가 쇼핑호스트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소개되는 홈쇼핑 시장에서 제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 이후 의류부문에서도 새 트렌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명 디자이너들과 제휴한 PB 브랜드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 LG홈쇼핑의 이너웨어 르메이유나 이소페이스, 엔카르타 등이 대표적. 신강식, 랑유 김정아, 진태옥, 박윤수, 앙드레김등 에 이르기 까지 국내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들이 홈쇼핑업체와 손잡고 PB의류를 출시했다. CJ홈쇼핑도 디자이너 이신우씨의 피델리아, 이다, 장광효씨의 카루소 등을 속속 내놓았으며, 2002년에는 속옷브랜드 피델리아가 600억원어치나 팔려 단일상품 최대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2002년 이후에는 후발 쇼핑사들이 출범하면서 판매 상품도 빠른 속도로 다변화되기 시작했다. 현재 홈쇼핑시장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보험상품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3년 11월 현대홈쇼핑이 PCA생명보험 상품을 소개하면서. 이는 홈쇼핑 상품의 범위를 무형상품으로까지 확장시킴으로써 홈쇼핑 상품에 ‘무형’의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또 우리홈쇼핑은 같은 시기 창업 상품을 업계 처음으로 선보여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제 TV홈쇼핑에서는 보험이나 펀드등 금융상품, 영화나 뮤지컬 등 각종 공연 관람권등 상품화할 수 있는 모든 상품이 팔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무형상품은 매출이 높으면서 재고부담도 없고 고객 주문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아, 홈쇼핑 업체들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히트상품은= 올들어 TV홈쇼핑 시장에서는 ‘웰빙’과 ‘건강’을 내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GS홈쇼핑의 상반기 1위 상품은 2002년 출시 이래 히트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김영애의 황토솔림욕’. CJ홈쇼핑에서는 속옷 브랜드인 ‘피델리아’가, 현대홈쇼핑에서는 몸매 보정용 속옷인‘이태리 피넬리 마사지 기능성 팬츠’, 우리홈쇼핑은 ‘흥국생명 플러스 건강보험’이 각각 최고 판매실적을 올리며 소비자 몰이에 성공했다. 이렇듯 올 상반기에는 각 회사에서 독점 판매되는 제품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밖에도 웰빙 트렌드에 부합하는 스팀 청소기와 두부제조기, 요구르트ㆍ청국장 발효기, 주5일 근무제 확산과 함께 레저활동에 필요한 디지털카메라나 차량용 네비게이터 등이 올 상반기중 각 홈쇼핑 방송을 통해 인기리에 판매된 히트상품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