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2단계 방카' 갈등 재연

은행연합회는 4일 방카슈랑스가 시행된 뒤 보험료가 인하되고 설계사도 줄지 않았다며 2단계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가 반박에 나서는 등 방카슈랑스를 둘러싼 은행과 보험권이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방카슈랑스에 대한 오해 관련 은행의 해명’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연기를 주장하는 보험업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보험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애초 계획대로 내년 4월부터 방카슈랑스 상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금융감독원이 국정감사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보험료가 연금보험은 2.8%, 저축성 보험은 2.5% 인하됐다”며 보험료가 인하되지 않았다는 보험업계의 주장을 일축하고 “2단계 상품은 1단계 상품에 비해 보험료 인하요인이 커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설계사의 대량실업이 우려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은행연합회는 “방카슈랑스 시행 이후 생ㆍ손보업계 모두 모집인수가 늘어났다”면서 “인터넷상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대량 실업사태가 예상됐으나 반대로 증가했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2단계를 실시해도 실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보험사의 경영위기를 초래한다는 보험업계 주장과 관련해서는 “중소형 보험사의 열악한 손익구조와 낮은 지급여력비율은 방카슈랑스 도입 이전부터 지속된 문제이지 방카슈랑스로 인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은행연합회는 아울러 일부 문제가 되고 있는 대출연계 보험판매, 불완전 판매 등은 은행 내부 교육과 검사ㆍ감독 강화 등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은행연합회의 주장에 대해 방카슈랑스 부작용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일 뿐이며 논리의 설득력도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생명보험협회는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1단계 상품에 비해 2단계 허용 상품의 보험료 인하폭이 커질 수 있으나 추가 인하 여지가 있음에도 은행의 높은 수수료 요구로 실현되지 못하고 소비자 이익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방카슈랑스 시행 이후 외국계 생보사들은 공격적 영업을 위해 설계사를 적극 늘렸지만 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지 못한 9개 생보사는 은행의 시장 잠식으로 설계사들이 이탈해 1년 전 3만985명이었던 설계사 수가 최근 2만1,423명으로 31%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