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 한도를 하루 2,500만 배럴에서 3,000만 배럴로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정유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6.88%(1만1,000원) 떨어진 14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Oil과 GS도 각각 4.72%, 4.68% 하락하는 등 정유주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정유주들이 약세를 보인 것은 OPEC의 증산 합의로 국제 유가가 폭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가 급락으로 정제 마진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정유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5.6%(5.56달러)나 떨어진 배럴당 94.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제품 가격이 비례한다는 점에서 국제 유가 하락은 정유업종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제유가 하락은 OPEC 증산에 따른 수급 문제라기 보다 심리적 요인이 컸다는 지적도 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OPEC의 11월 생산량이 이미 3,000만 배럴을 넘었다”며 “이번 OPEC의 발표문을 보면 생산한도를 3,000만 배럴로 올린다는 의미며, 생산량은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실질적 증산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이날 국제 유가가 5달러 정도 하락한 것은 수급 요인이라기 보다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오늘 주가 하락은 과도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보다는 정제마진 부분이 오히려 정유주들 주가에 부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신규 정유설비 가동이 많았다”며 “경기가 나빠지면서 석유 수요도 줄고 있기 때문에 주가에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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