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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

인간의 삶은 무엇이 지배하는가. 욕망과 분노, 용서와 사랑 등 복잡다기한 변수가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부유하는 삶의 회귀처는 과연 어디인가.폴 토머스 앤더슨의 대작 「매그놀리아」(MAGNOLIA) 는 생동감 넘치는 감정의 변수를 교직(交織)해 현대인의 삶을 수평적으로 펼쳐보인다. 그것도 올해 29살이란 젊은 나이의 신예 감독이 이처럼 묵직한 화두를 던져놓았다. 「리노의 도박사」, 「부기 나이트」로 세계 영화계를 뒤흔든 그의 세번째 작품.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일찌감치 그랑프리인 황금곰상을 이 영화에 안겼다. 장소는 미국 할리우드 인근. 각각이 주인공인 등장인물만 11명에 이른다. 이들 주인공이 하루에 겪는 서로 다른 사건들이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짜여져 영화를 이끌어간다. 영화의 중심축은 두 개. 죽음이 임박한 방송재벌 얼 패트리지(제이슨 로바즈)와 어린 시절 버림받았으나 여자 정복하는 법에 관한 TV강의를 통해 유명스타로 성장한 아들 프랭크(톰 크루즈)의 갈등이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얼의 방송국에서 30년째 퀴즈프로를 진행하는 명사회자 지미 게이터(필립 베이커 홀)와 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 가출, 약물중독에 빠진채 혼자 사는 딸 클라우디아(멜로라 월터스)의 애증관계다. 여기에 한때 퀴즈왕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무능한 회사원이 돼 있는 도니스미스(윌리엄 메이시), 아버지의 그릇된 욕심에 희생당하는 꼬마 퀴즈박사 스탠리 스펙터(제레미 블랙만) 등에 얽힌 사연이 중심축을 지탱하는 또다른 에피소드들. 가족, 특히 부모와 자식간에 주고받는 상처를 둘러싼 이야기가 주조를 이루는 셈이다. 이런 주인공들의 갈등이 정점에 달할 때 하늘에서 쏟아지는 개구리 세례는 우매하고 나약한 인간에 대한 단죄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결국 죽음이 임박한 상처입힌 자에게는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듯 고해하게 하고, 상처입은 자에겐 천사같은 간병인 필 파마(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와 경관 짐 커링(존 C 레일리)의 손을 빌려 한을 삭이게 하는 장치를 담아놨다. 상영시간은 3시간8분. 15일 개봉.입력시간 2000/04/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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