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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무협지 '청룡장'

유재용씨(하이텔 필명 석공·29)의 무협소설<청룡장>이 ‘장편전략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시공사에서 출간됐다. <청룡장>은 본디 하이텔의 무협소설동호회인 무림동을 통해 발표된 사이버무협지. 높은 인기에 힘입어 ‘독자들의 자비출판’이라는 실험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이번 출간은 결국 이 실험이 실패로 끝났음을 뜻한다.4부작으로 기획된<청룡장>은 1부만도 7권에 이르는 대작. ‘청룡장 프로젝트’는 무협출판계가 이처럼 긴 신인작품을 선뜻 받아주지 않는 현실에서 출발했다. 이 작품을 아끼던 무림동 독자들중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러면 우리가 한번 만들어 보자”고 뜻을 모으게 된 것이다.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독자들의 의기투합이 필요했다. 유씨가 ‘결맹의 서’라는 공고를 통해 독자들에게 호소한 것이 1998년 9월. “<청룡장>이라는 작품이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작은 돈이나마 투자를 해 주십시오. 이익배당은 아마도 힘들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500여명에 이르는 독자들이 일종의 주주로서 결맹에 동참했고, 이듬해 4월 마침내 세권의 책이 나왔다. 우리 출판사상 유례가 없는 ‘독자들의 자비출판’이라는 방식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사서 읽기보다는 빌려보기 형태로 굳어진 유통방식에 환멸을 느껴오던 매니아급 독자들의 불만이 큰 몫을 했다. “우선 책을 사보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이들은 3권에 1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책을 만들겠다고 나선 청룡장 프로젝트에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매니아 500명만으론 금전적 손실이 컸다. 후속편을 제작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마침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청룡장>은 다시 빛을 보게 됐다. 그러나 ‘무협지’ 아닌 “전략소설”이라는 알쏭달쏭한 이름을 달았다. “무협의 판매가 워낙 저조하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다”고 유씨는 설명했다. “그러나 읽어보면 무협이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으니까…. 이렇게라도 해서 사람들이 읽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의 말은 우리 무협소설계의 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입력시간 2000/04/2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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