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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현장 ‘中블랙홀’ 위기감

중국 고도성장의 후폭풍이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 내수 부진의 끝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원자재, 컨테이너 등 `산업의 피`를 빨아들이면서 우리 기업들이 감내하고 힘들 정도의 상황으로까지 확산되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중국 블랙홀→물가 인상 및 채산성 악화→내수 침체 심화 및 수출 경쟁력 하락`이라는 최악의 고리가 점차 현실화하는 조짐이다. ◇원자재, `3월 대란설`= 최근 국내 고철 시장은 `고철이 샌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공급자들은 국내 업체에는 최소물량만 공급한 채 중국으로 넘기고 있다. 국제 고철 가격이 톤당 300달러(약 36만원)를 넘는데 국내 가격은 25만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보니 사재기까지 벌어지는 형국이다. 당연히 전기로 업체들은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중소 철근제조업체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3월부터는 대형 업체도 감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전자 등은 벌써부터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입고 있다. 완제품 원가구성에서 부품ㆍ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화섬업계도 내수 부진에 원자재값 속등으로 수익성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다음달부터 가전 등 완제품의 가격 인상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수출현장, 위기감 증폭 = 중국의 물동량 증가는 그대로 국내 수출업체의 피해로 이어진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해운시장이 중국위주로 바뀌면서 북미항로를 중심으로 국내 화물이 소외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만 20만TEU의 선박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수출업체들의 컨테이너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해운업계는 2월을 마지막으로 계절적 비수기가 끝나고 성수기에 들어가면 컨테이너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자동차의 한 수출 담당 간부는 “이러다가 수출까지 망칠까 겁난다”며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업체들은 중국발 후폭풍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 호주 등 자원 부국들과 `자원 외교`를 강화하는 한편 부품ㆍ소재산업의 대형ㆍ전문화를 유도, 원자재 협상력을 높이는 근본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영기기자, 조영주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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