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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기본법, 회교율법 지배 안돼”

폴 브레머 이라크 미 군정 최고행정관이 이라크 기본법 제정에 이슬람율법을 토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 이라크 내의 강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브레머 행정관은 16일 이라크 남부 카르발라에서 열린 여성센터 개관식에 참석, "이슬람교가 국교가 될 수 있고 기본법 초안에 영감을 줄 수는 있지만 핵심 토대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 지도자들이 이슬람율법에 기초해 기본법을 마련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그것(기본법 안)은 내가 서명할 때까지 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연합군 임시기구(CPA)는 지난 해 11월 주권 이양 일정을 확정하면서 이라크 과도통치위가 2005년 12월 제정될 헌법의 모태가 될 기본법을 이번 달 말까지 마련하도록 했다. 브레머 행정관은 기본법 안에 대한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다. 브레머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라크 내에서는 종파를 불문한 격한 반응들이 나왔다. 시아파의 최고 기구인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 나자프 지부장인 세이크 알 쿠반지는 "권력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있으며 따라서 외국에서 수입된 원칙을 채용할 의무는 없다"며 "이라크 국민이 원치 않는 해결책을 강요한다면 누구도 원치 않는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니파 이라크 이슬람당의 사무총장이자 과도통치위 순번 의장인 모흐센 압델-하미드도 기본법이 이슬람율법에 근간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슬람율법이 지배하는 신성 국가의 탄생을 경계하는 미국과 이슬람율법을 기본법의 토대로 삼겠다는 이라크인들의 주장이 향후 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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