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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금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특히 5% 이상의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 예금은 사실상 사라졌다. 은행들은 반면 대출금리는 수익성 악화를 핑계로 찔끔 내리는 데 그쳤다. 30일 한국은행의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신규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는 1월보다 0.93%포인트 하락한 연 3.23%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최저치다.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24%로 전달보다 1.02%포인트 떨어졌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등 시장형 금리 상품의 발행 금리도 3.91%에서 3.21%로 0.70%포인트 하락했다. 예금금리가 급락한 것은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추가로 내린 데 맞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하한데다 금리를 적게 주는 1년 미만의 단기성 정기예금의 비중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3.0% 미만의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의 비중이 1월 9.2%에서 2월 37.6%로 상승했다. 반면 5.0% 이상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비중은 22.4%에서 1%로 줄어 은행권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에 반해 예금은행의 신규 대출 평균 금리는 연 5.57%로 전달에 비해 0.3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금리는 각각 0.37%포인트씩 하락해 연 5.51%와 5.71%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25%포인트 떨어진 5.38%를, 신용대출 금리는 0.06%포인트 떨어진 5.87%에 머물렀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덜 내린 것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서다. 2월 말 현재 예금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총수신의 평균 금리는 연 4.21%, 총대출 금리는 연 6.40%로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가 2.19%포인트까지 축소됐다. 이 같은 예대금리차는 잔액 기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4년 10월 이후 가장 적다. 은행들은 통상 예대금리차를 통해 수익을 얻는데 금리차가 줄면서 그만큼 수익이 적어진 것이다. 김병수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은행들이 수지 측면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신규 대출을 취급할 때 우대금리를 축소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덜 내려갔다”며 “지난달 고금리인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연 7.3%)을 취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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