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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밀라노 박람회와 '짝퉁'가구

안길수 기자 <생활산업부>

[기자의 눈] 밀라노 박람회와 '짝퉁'가구 안길수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개막식에 직접 참가해 관심을 끌었던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로 44회를 맞는 이번 박람회에는 50개국 2,100여개 업체가 참가해 자사의 최신 디자인을 선보이며 뜨거운 각축장을 연출했다.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는 이번 전시회기간 동안 50억유로(한화 6조5,000억원)가량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한다. 이탈리아 가구업계 연간매출의 60%가량이 거래될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적인 가구박람회인 만큼 국내 가구업체들의 관심도 높아 많은 기업들이 자사 디자이너들을 현지에 파견, 세계가구시장 동향과 유명 가구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 트렌드를 파악했다. 올해도 한샘ㆍ퍼시스ㆍ에넥스 등 국내 가구업체들이 대규모 인원을 밀라노에 보내 행사에 참관했다. 그러나 한국 업체 중 이번 행사에서 부스를 만들고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는 단 한곳도 없었다. 주최측이 자국 업체와 유럽기업만 편애한다는 아시아 국가들의 항의에도 여전히 배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회에 참관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권 국가는 부스 크기와 위치에서 여전히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현지인들은 아시아권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게 아니라 베끼기에 급급한 한국 가구업체에 좋은 자리와 큰 부스를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잘라 말한다. 일부 전시회 진행요원들과 부스를 설치한 회사측 인원은 아시아권 방문객들의 사진과 비디오촬영을 금지했다. 또 전시관 곳곳에는 촬영금지(No Photo)라는 경고가 붙어 있었다. 이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파견된 가구업체들의 복제품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현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시회가 끝나면 한국과 중국 등에서 불과 2~3개월 만에 ‘짝퉁’가구가 대량 양산되기 때문이다. 파울로 롬바르디 이탈리아 가구협회 사무총장은 “한국 가구는 질과 가격경쟁력은 있지만 디자인에는 좀더 신경 써야 한다”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현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매년 전시회에 ‘구경만 오는’ 가구업체 회장 및 사장들은 전시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이유가 과연 주최측의 차별에만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언제까지 ‘짝퉁’가구로 국제적인 우롱과 멸시를 자처할 것인지 묻고 싶다. coolass@sed.co.kr 입력시간 : 2005-04-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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