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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투리잡기식' 검증 논란 "국민은 혼란스럽다"
입력2005-12-04 14:51:18
수정
2005.12.04 14:51:18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둘러싸고 MBC PD수첩과 황우석 교수팀의 극한 대립이 2주 째 계속되고 있지만 해결 기미는 커녕 양쪽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양측은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내놓기보다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꼬투리를 잡는 식'의 말초적인 대응으로 일관함으로써 이를 지켜보는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더욱이 저명 국제 학술지들은 배아줄기세포의 진위 논란이 계속되자 국내 연구팀이 투고한 논문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거나 연구에 참여한 외국의 연구팀이 공동저자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등 불이익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 PD수첩 방송 강행하나
이 같은 국내 과학계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밝히겠다는 PD수첩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PD수첩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또 다른 논란의 핵심이면서도 `신뢰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DNA 검증과정을 언론에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이는 PD수첩측이사전 예고 없이 방송을 할 경우 논란이 한창 진행 중인 사안을 보도함으로써 황 교수팀에게 타격을 주려 한다는 반발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에 대해 PD수첩측은 "너무나 잘못된 정보가 언론에 나돌고 있어 기자회견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국민적 여론은 황 교수팀에 대한 지지세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모든 것을 밝혀야 한다'는 PD수첩의 주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추세다.
이제 양측의 대립은 국민적 여론을 잡기 위한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PD수첩의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한 DNA 데이터에 대해 통보를 받지 않았으면서도 마치 받은 것처럼 언론에 흘림으로써 취재팀의 진실성에 타격을 입게됐다.
또한 황 교수팀도 4일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했다가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함으로써 연구팀을 믿고 있는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특히 그동안 수세에 그쳤던 황 교수팀도 이제는 PD수첩이 실시한 검증과정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대로 있을 경우 자칫 국민적여론이 불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 양측 공방의 최대 핵심은 `DNA 검증과정'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진위 논란에서 가장 큰 핵심사항은 바로 DNA 검증과정과 분석결과의 신뢰성이다. 이를 놓고 양측은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공방을 벌이고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꼬투리잡기식' 공방도 서슴지 않고 있다.
PD수첩팀이 명확한 `가짜'의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2번 배아줄기세포'의 경우3차례의 DNA 검증과정에서 1차례만 `불일치' 판독이 이뤄짐으로써 공방의 핵심이 되고 있다. PD수첩측은 "한차례만 정확히 마커가 나왔지만 이 데이터 자체가 명확하기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이지만 황 교수팀은 "데이터의 재연성이 없는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주장으로 되받아치고 있다.
특히 황 교수팀의 경우 그동안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으나 3일부터는 공격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황 교수팀은 PD수첩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가지 사례로 검증에 제공된 영양세포 5개의 경우 동일한 쥐에서 추출한 세포이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결과가 같게 나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PD수첩이 보낸 결과를 보면 이들 5개 세포가 서로 다르다는점을 꼽았다.
즉 이들 영양세포를 전체적으로 볼 때는 판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일부 확인된 마커가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인 검증이 잘못된 것을 반증한다는 게 강 교수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PD수첩측은 검증용 영양세포로 사람의 것을 줬다고 해 놓고이제 와서 쥐의 영양세포라니 무슨 말이냐면서 황 교수측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2005년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당시 영양세포로 사람의 것을 썼으면서도 쥐의 영양세포를 건넨 것은 셀 라인에서 검증용 줄기세포를 담아주면서 연구원이 쥐의 영양세포에 넣어줬기 때문"이라고 다시 해명하는 공방 아닌 공방도 벌였다.
이 같은 모습은 PD수첩에 `중대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제럴드 섀튼 교수팀 K모 연구원의 진술을 놓고도 계속되고 있다. PD수첩이 `중대한 진술'을 언급하자노성일 이사장은 `PD수첩의 협박이 있었다'고 공격한 게 대표적 예다.
◇ 기자회견 왜 연기했나
황 교수팀이 4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도 돌연 기자회견을 연기하면서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3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기자회견에서 모든 의혹을 밝히겠다. 황 교수와도 협의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두 시간 후 전화를 해와 "내부 조율이 덜 끝나 기자회견을 며칠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전달했다.
이처럼 기자회견이 연기된 데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3일 입국한 안규리 교수의 `성과'가 아직 정확히 정리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PD수첩의 주장에 대한 반박논리가 부족했을 가능성, 제3의 기관에 의한 기자회견 연기 요청, PD수첩을 보고 난 뒤 의혹을 풀겠다는 입장 등이 연기 배경이 아닐까 추측되고 있다.
◇ 안규리 교수 미국서 뭐했나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3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도 미국 방문기간의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안 교수의 비밀스런 미국 방문은 MBC PD수첩팀에 '중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K모 연구원을 만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안 교수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던 섀튼 교수는 당시 외국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정황들을 따져보면 피츠버그 시내 모 호텔에 묵은 안교수 일행이 한 일의초점은 `중대 발언'의 당사자인 K연구원과의 만남으로 압축된다.
안교수 일행은 K연구원과의 만남에서는 이른바 '중대 발언'을 한 배경과 향후대책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안교수가 직접 미국까지 가 그를 만난 것과, K연구원과 미즈메디에서 오랫동안함께 일했던 윤현수 교수가 동행한 점 등을 감안하면 `중대발언'에 대한 해명이나번복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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