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2년 만에 부활한 후 첫 발행인 현대상선(011200) BW 청약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공모형 분리형BW 발행을 다시 허용한 이후 첫 사례인 현대상선 BW에 채권운용사들의 자금이 몰려 수요예측 경쟁률이 10대1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한국채권투자자문 등이 이달 7~8일 진행되는 현대상선 분리형 BW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이번에 총 1,50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발행한다. 만기는 4년, 권면이자율은 3%다. 이번 분리형 BW 발행은 약 2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채권 운용사들은 이번 현대상선의 분리형 BW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분리형 BW 발행 공시가 뜬 지 이틀 뒤인 지난 26일 현대상선 주가가 남북 고위층 간 협상타결 소식에 지난 4일 7,930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BW를 배정 받은 투자자들이 워런트를 활용해 시장에 내다 팔면 행사가액(5,000원)을 뺀 만큼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행 KTB자산운용 전략투자팀 이사는 "분리형 BW에 투자하면 정기이자를 뛰어넘는 채권이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차익실현도 기대할 수 있다"며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현대상선의 분리형 BW 수요예측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현대상선이 분리형 BW를 공모 발행한다고 공시했을 때만 해도 기관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2대1 정도로 예상됐지만 주가가 급등하면서 경쟁률이 10대1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분리형 BW는 일정 가격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과 채권을 분리한 채로 매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투자자는 이자를 정기적으로 챙기면서 발행사의 주가가 상승하면 워런트를 행사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3년 8월 분리형 BW가 편법 경영권 승계 등에 악용된다며 발행을 금지했다. 이후 자금조달을 과하게 규제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위는 지난 7월 관련법을 다시 개정해 공모방식의 분리형 BW 발행은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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