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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풍부해도 "물기근 국가"

[물은 경쟁력이다] 1. 물은 21세기 전략 자원 >>관련기사 물값 단계적 인상 재활용률 높인다 "90년만의 대가뭄에 이은 37년만의 폭우" 우리가 최근 몇 개월동안 겪어야 했던 물 사정이다. 올 봄부터 넉 달간 전국을 불사르던 가뭄이 6월 중순 단 이틀간의 비로 해소되더니 곧 바로 홍수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올해 물을 두고 벌인 일희일비(一喜一悲)는 천수답과 같은 우리의 물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상이변이라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우리의 물 관리정책이 선진화되지 못한 탓이 크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당면한 21세기 최대 이슈는 물 문제"라고 단언한다. 의식주의 변화와 산업 발전으로 물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이용가능한 수자원은 제한되어 있고 지역적, 시기적으로 큰 편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물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상황으로 치닿고 있다. 효율적인 물 관리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 요소가 됐다. 본지는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물은 경쟁력이다'는 주제로 창간 41주년 기념 특집 시리즈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여름철 단기간에 집중돼 매년 물난리와 함께 가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일시에 쏟아지는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여름을 뺀 나머지 기간은 항상 물 부족에 시달린다. 우리나라는 이미 UN으로부터 물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우량만 따지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물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강수량은 많아도 물은 부족하다 지난 90년 유엔 국제인구행동단체(PAI)는 우리나라를 영국, 벨기에, 남아공과 함께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74mm. 세계평균 970mm의 1.3배에 이르지만 1인당 강수량은 약 3,000톤으로 세계평균의 1/11에 불과하다. 건설교통부도 최근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서 오는 2006년부터 물 부족이 심화돼 2011년까지 18억톤, 2020년에는 26억톤이 모자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불규칙한 강수에 따라 이용 가능한 수자원이 일시에 고갈되기 때문. 전체 강수량의 2/3가 여름 장마철에 쏟아져 곧바로 바다로 쓸려가 이용가능한 물은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수자원총량은 1,276억톤. 하지만 43%인 545억톤은 공중으로 증발하거나 땅속으로 사라지고 31%인 400억톤은 곧바로 바다로 흘러가 26%인 331억톤만 이용된다. ◆ 공급 증대냐 수요 관리냐 우리의 물관리 정책은 현재 가능한 모든 방법을 펼쳐놓은 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물 수요관리와 공급 확대를 병행해 간다는 입장. 댐 건설 등 수자원의 절대량을 확보할 수 있는 개발 여지가 있는데다 전면적인 물값 인상은 사회적 반발만 불러오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지난 6월 앞으로 약 8조원을 들여 한강 및 낙동강 등 5개 권역에 12개의 댐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전국 30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댐 추가 건설도 검토중이다. 환경부 역시 지역단위별로 소규모 식수전용 저수지를 건설한다는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댐을 추가 건설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환경단체 등은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비용만 많이 드는 댐 건설보다 물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지금 있는 대형댐만으로도 관개수로를 확충하고 물 배분만 효율적으로 운용하면 물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낡은 상수도관 때문에 땅속으로 버려지는 물이 연간 수돗물 생산량의 16.1%(10억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이것만 제대로 관리해도 물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값이 턱없이 싸다는 점도 물 부족 문제를 꼬이게 만드는 요소다. 우리나라 수돗물 값은 톤당 275원. 이 가격은 미국 물값의 37%, 일본의 18%에 불과할 뿐더러 생산원가의 74%에 그쳐 매년 수도관련 부채가 누적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이 때문에 물을 아껴쓰는 습관을 들이고 물 관련설비를 확충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물값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조심스레 펼치고 있다. ◆ 조직 통폐합 및 법제도 정비 시급 물 관리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정책을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및 법, 제도를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일이다. 현재 물관리와 관련한 정부부처는 줄잡아 6개. 광역상수도와 다목적 댐을 관리하는 곳은 건설교통부 산하 수자원공사지만 도ㆍ시군구 단위의 방재는 행정자치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수행하고 있다. 저수지 등 농촌지역 수리시설은 농림부가 농업기반공사를 통해 관장하고 있다. 이와 무관하게 수질관리는 환경부가 맡고 있다. 이밖에 발전 전용댐은 산업자원부가 한국전력 등을 통해 총괄하고 있고 과학기술부도 부분적으로 관련 업무를 다루고 있다. 업무 분화라고 하지만 결정적으로 물문제 해결의 총대를 맬 곳이 없다. 심명필 인하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수(利水), 치수(治水)와 수환경에 관한 종합관리가 가능하도록 조직 및 기능을 통폐합하고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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